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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2 My Way

아파트

by 깜쌤 2010. 9. 23.

 

 나는 서천을 따라 가며 천천히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시간 약속은 되어 있지만 그렇게 달려도 제 시간에 닿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벌써 억새들이 패기 시작했다. 가을이 가까이 다가서있다는 증거가 된다.

 

 

 충효동에 있는 저수지옆의 음식점에서 저녁을 같이 하기로 약속을 했다.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젊은 선생 내외가 새 아파트에 입주를 한 기념으로 한턱 내는 것이다.

 

  

 최근에 내린 비로 인해 형산강의 물도 알맞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남산이 바짝 다가선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을 보면 공기중의 오염물질이 이번 비로 인해 말갛게 씻겨내렸기 때문임이 확실하다. 

 

 


 나는 지금 바로 위에 올려둔 사진지도 속을 달리는 중이다. 옥색점과 분홍색 점으로 찍어둔 길이 내가  가는 길이다. 자도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위 지도에서 분홍색으로 표시한 길은 내가 은근히 탐을 내는 길이기도 하다. 충분히 아름다울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지 지금은 어디에 내세울 만한 길이 못되는 것이다.

 

 1910년대부터 1920년대에 걸쳐 교토제국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했던 니시다 기타로[西田幾多郞]  교수가 깊은 사색을 하며 걸었던 길을 교토 사람들은 <철학의 길>이라 부른다. 

 

 제법 유명해서 교토를 방문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걷고 싶어하는 길이 되었다. 도심에 모든 시민들이 걷고 싶어하는 길이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 아니던가?

 

 

 꼭 <철학의 길>이라고 이름 붙이지 않아도 좋다. 예쁜 카페들과 찻집들, 그리고 공예품 가게들이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한가지 너무 아쉬운 것은 길 앞으로 아파트들이 즐비하다는 것이다. 그게 약점인 동시에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자. 아참, 혹시 철학의 길이 무엇인지 궁금한 분이 계시다면 아래 주소를 눌러보면 된다.

 

http://blog.daum.net/yessir/14768587

 

http://blog.daum.net/yessir/14780848

 

http://blog.daum.net/yessir/14788068

 

 

 어쨌거나 나는 자전거를 타고 슬금슬금 달려서 음식점에 도착했다.

 

 

 동료들과 어울려 음식을 대접받고는 새로 입주한 아파트에 가보았다.

 

 

 평생 아파트에 한번 안살아본 나로서는 아파트라는 물건이 신기하기만 하다. 더구나 새로 지은 아파트라고 하니 내부 구조가 너무 궁금했다.

 

 

한번은 살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그래도 나는 아파트에는 못살것 같다.

 

 

 소리에 극도로 민감해서 아래위층의 말소리와 발소리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우는데다가 좋아하는 식물기르기를 할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밤중에 자전거를 탄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자전거로 나다니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철학자도 아닌 주제에 자전거 타기를 고집하는 이유는 '얼치기 환경주의자'이기 때문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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