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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다. 퇴근을 하고는 재빨리 병원으로 달렸다. 오후 2시까지 진료를 본다고 했으니 늦게 가면 치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병원을 나와서 하늘을 보니 비가 올것 같지는 않았다. 몇시간 동안의 여유가 생긴 셈이다. 자전거를 타고 남산으로 향했다.
포석정까지는 반시간이면 간다. 포석정 매점 부근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일단 자판기에서 커피를 한잔 뽑아마셨다.
매점 뒤 화단에 핀 백합종류의 꽃이 눈에 들어온다.
귀여운 녀석들이다. 녀석들에게 사랑스러운 눈길을 한번 주고나서는 본격적으로 산에 오르기로 했다. 오늘은 기암곡 3층석탑에서 바둑바위로 올랐다가 삼불사로 내려오려고 한다. 길을 잘못들면 헤매기 딱 알맞은 곳이지만 거기가 거기니 올라보기로 했다.
그림지도 제일 아래쪽을 보면 포석정과 삼불사라는 이름이 보일 것이다.
남산순환도로를 따라 조금 올라간다.
눈에 빤히 보이는 도로만 따라 가면 몇시간을 줄기차게 걸어도 구경할만한 유적지가 없다.
조금 올라가다가 오른쪽 길로 접어 들었다.
삼층석탑으로 안내해주는 표지판이 보였다.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이어서 그런지 벌써부터 어두컴컴하게 느껴진다.
이 길을 따라가면 자그마한 과수원이 나타난다.
과수원입구에서 다시 오른쪽 길로 들어섰다. 길은 좁고 거미줄이 쳐져있다. 안그래도 비가 올것 같은 날이니 공기는 눅눅하고 분위기는 왠지 모르게 음침하게 느껴졌다.
길따라 한참을 올라 가다가 다시 표지판을 만났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산을 오른다. 작은 대숲이 나타났다. 벌써부터 땀이 마구 배어나기 시작했다. 연신 땀을 훔쳐대지만 솟아오르는 땀방울의 속도가 닦아내는 땀방울보다 더 빠른 것 같다.
그렇게 숲을 헤치며 나아갔는데 갑자기 작은 공간이 열리면서 앞이 환해졌다. 환하게 열린 공터에서 무덤을 발견했다. 언제부터 있었던 무덤인지는 모르지만 무덤이 있는 곳만은 사방이 조금 환하다.
싸리나무와 잡목 사이로 밝게 빛나는 탑이 보였다.
삼층 석탑이다. 이 정도의 공간같으면 절이 자리잡았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어디에서 떨어져 나온 돌조각일까? 탑신의 일부라면 규모가 제법 컸을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3층석탑 뒤로는 소나무 숲이 울창하다. 옆으로는 계곡이 있어서 여기에 절이 있었더라도 물걱정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계곡엔 자귀나무 꽃이 아무도 봐주는 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꽃을 피웠다. 시들어가는 꽃들이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이제 끝물을 향해 가는 것 같다.
(다음 글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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