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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퇴계 오솔길 7

by 깜쌤 2010. 6. 8.

 

 강변을 따라 나가는 길이 아름답습니다. 자연그대로의 모습 속으로 난 길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돌짝밭을 지나가면 그다음엔 개인 사유지라고 생각되는 밭이 나타납니다.

 

 

 어떨땐  길이 밭가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경작하지 않아서 묵밭이 되어버린 곳을 지나칩니다.

 

 

 이젠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 잡초 속으로 묻혀가고 있었습니다.

 

 

 맹렬한 속도로 번져나가는 잡초는 경운기를 덮고.....

 

 

 마당 안으로 파고 들고.....

 

 

 문전옥답까지 덮어가기 시작합니다.

 

 

 그나마 한쪽은 경작되고 있는 것 같아 조금 안심이 됩니다.

 

 

 사유지가 끝날때 쯤이면 길은 드디어 산으로 난 도로로 이어집니다. 나는 도로로 올라갔습니다.

 

 

 길로 올라서니 전망대가 먼저 나를 반겨주었습니다. 저기 전망대에서 보는 경치가 일품입니다.

 

 

 나는 저 위에서부터 강변으로 걸어온 것입니다.

 

 

 멀리 끝머리에 보이는 절벽이 학소대가 됩니다. 오른편 산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만 농암종택도 그 부근에 있는 것이죠. 산밑 부근이 미천장담입니다. 

 

 

 퇴계선생이 읊었다는 시가 바위에 새겨져 나그네의 감회를 부풀어오르게 합니다.

 

 

 이제부터는 강변으로 난 좋은 길을 따라갑니다.

 

 

 길은 좋을지 몰라도 이런 식으로 개발을 한다면 반대하고 싶습니다. 안동시에서는 사유지 주인과 교섭을 잘 해서 자연상태의 오솔길보다 조금 나은 길을 유지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무리하게 깎아내어 도로를 만들 필요가 뭐있겠습니까?

 

 

 지역개발과 주민 생활의 편리를 위해서 길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유지부분에서부터 시작해서 종택까지 이르는 길은 그대로 놓아두는 것이 훨씬 더 운치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방도로를 만나고 나서부터는 도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햇볕이 제법 따가웠습니다.

 

 

 고개를 내려가니 갑자기 나타난 너른 벌판이 나를 반겨주었습니다. 물길은 저 멀리 감아돌아나가고 강변에는 그 물길이 옮겨다준 흙이 퇴적되어 비옥한 평야를 만들었습니다.

 

 

밭에서 일을 하시다가 길가로 나와서 휴식을 취하는 분들에게 도산서원까지의 거리를 물었더니 친절하게 대답을 해주시는 것은 물론이고 새참거리로 가지고 왔던 음료수와 떡을 가득 나누어 주셨습니다. 안동 사람들의 풋풋한 시골 인심을 보는 것 같아서 가슴이 찡했습니다.

 

 도로 가에는 참한 마을이 자리를 틀었습니다. 이 부근이 <광야>라는 시로 유명한 이육사 선생의 고향마을 같습니다.

 

 

 곧이어 육사문학관이 나타났습니다. 길가에 대형관광버스가 세워져 있기에 무엇일까 싶어 꽤나 궁금했는데 가까이 가보니 육사 이활 선생 문학 기념관있던 것이죠.

 

 

 선각자였던 그 분의 놀라운 기개와 포부, 그리고 역사의식은 어디에서부터 생겨난 것일까요? 시계를 보는 나는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이렇게 걸어서는 3시 반까지 도산서원에 도착할 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좀 더 빨리 걷는다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육사문학관을 넘어 내려가니 다시 조그만 마을이 나타났습니다. 이 부근에 퇴계선생 묘소가 있을 것입니다.

 

 

 마을을 돌았더니 과연 퇴계선생묘지가 나타났습니다. 도저히 차시간을 맞출 수 없을 것같기에  히치하이킹을 하기로 했습니다. 빈트럭이 한대 오길래 세웠더니 순순히 세워주면서 타라고 하십니다.

 

 

덕분에 나는 편안하게 온혜 정류장까지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파란색 선은 제가 걸었던 길을 의미하고 노란색 선은 히치하이킹을 한 구간을 가리킵니다. 빨간색 점선은 노란색 끝머리의 온혜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도산서원부근으로 지나간 간 것을 의미합니다.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뜰 것입니다. 지도 하단에 A로 표시된 지점이 도산서원입니다. 지도 아랫부분에 축척이 표시되어 있으니 트래킹을 하실 분들은 참고로 하시기 바랍니다.

 

 

 나는 도산온천으로 가는 길목인 온혜까지 히치하이킹을 한 것이죠. 삼거리 버스 정류장 매점부근에서 잠시 땀을 식혔습니다.

 

 

 안동으로 나가는 시내버스가 여기에서부터 출발하는 모양입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선거용 홍보물들이 길가에 즐비합니다.

 

 

 퇴계, 농암, 육사 같은 위대한 인물이 쏟아진 이 부근이 관광명소로 뜨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봅니다. 거기다가 청량산이 멀지 않으니 관광지로 개발하기에 더욱 더 좋은 조건을 갖춘 곳 같습니다.

 

 

시간이 되자 안동으로 나가는 시내버스가 들어왔습니다. 버스는 제가 왔던 길을 조금 돌아가더니 이내 도산서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는 방향을 바꾸어 안동시내로 갔던 것이죠.

 

(퇴계 오솔길 끝)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