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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퇴계 오솔길 1

by 깜쌤 2010. 5. 29.

 

제주 올레길 열풍이 드센가 봅니다. 몇년전부터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가는 길이 뜨는듯하더니만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걷기 열기가 밀어닥친듯 해서 흐뭇하기 그지 없습니다.

 

경주로 내려오는 차시간에 맞추어서 걸어야하는 길인지라 달리 대안이 없었는데 안동에 사시는 의사선생님께서 시간을 내주셔서 어리바리하기로 소문난 저를 퇴계오솔길 걷기를 시작할 수 있는 지점까지 데려다주셨습니다. 사이버 공간인 블로그에서 만난 분이지만 한두번 만나보고 나서는 그 넉넉한 인품에 그만 제가 고개를 숙이고 사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가송리 부근에 저를 내려다 주시고는 그만 돌아가 버리고 맙니다. 그 어른도 제 성격을 아시는지라 밥한끼 못한 것에도 개의치 않고 푸근하게 내려가셨지 싶습니다. 의사선생님도 안동에 조금 사시더니만 완전히 안동사람이 다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접빈객하는 자세가 남다르기 때문에 하는 소리입니다.

 

 

 

1번 지점이 제가 내린 곳입니다. 2번 지점에 농암 이현보 선생의 종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3번은 퇴계 이황 선생의 묘소가 있는 곳이고 4번이 도산서원입니다. 나는 오늘 1번지점에서부터 4번 지점까지 강변과 도로를 번갈아 따라내려가며 걸을 생각입니다. 이름하여 퇴계오솔길이라는 길인데 그 길의 일부분을 걸어보는 것이죠.   

 

도산서원까지 가면 오후에 안동으로 나가는 시내버스가 있다고 알고 있으므로 무조건 거기까지는 걸어가야합니다. 지도 한쪽 모서리에 출처와 축척이 표시되어 있으므로 클릭해서 크게 띄운뒤 확인해보면 편리할 것입니다.

 

 

 내려가신 뒷자리가 너무 죄송해서 아스팔트 도로나마 한번 더 기념으로 남겨보았습니다.

 

 

 

 퇴계 오솔길과 그 부근의 지형을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위 지도에서 '큰지도보기'를 클릭해서 확인하면 됩니다.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이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강변으로 나갈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낙동강을 따라 내려가면 됩니다. 도산서원에서부터 걸어와도 되지만 그럴 경우 시내버스타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가송리에서부터 내려가는 방법을 택한 것입니다. 

 

 

 길가에 오늘 제가 걸으려고 하는 녀던 의 안내표시판이 있습니다.

 

 

 길가엔 애기똥풀이 가득했습니다. 이 꽃 이름이 혐오스럽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만 저는 너무 잘지었다는 느낌이 드는 이름이라고 여기고 삽니다.  

 

 

 아무래도 이 부근은 낙동강 상류에 해당된다고 해야겠지요? 골짜기 사이로 흘러나가는 강물의 흐름이 도도합니다.

 

 

 강물만을 보고 단번에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래프팅이었습니다. 고무보트를 타고 떠내려가기 말입니다. 제가 보기로도 이 부근은 래프팅하기에는 딱맞는 멋진 곳 같습니다. 가까이 가서 확인해보니 역시 래프팅과 관계있는 시설물이었습니다.

 

 

 상류쪽으로 봉화 청량산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리 멀지 않습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봉화군에 있는 산이지만 안동에서 접근을 해도 됩니다.

 

 

 강부근으로는 절벽이 이어집니다.

 

 

 그리 높은 절벽은 아니어서 장엄한 멋은 없지만 아담해서 참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건물은 래프팅을 즐기는 분들이 모여드는 사랑방구실을 하는가 봅니다.

 

 

 마당에서 보면 절벽 사이로 빠져나가는 강물이 보입니다. 여기가 가송협(佳松峽)이라고 이름 붙여진 곳인가 봅니다. 협(峽)이라 함은 골짜기를 의미하니 이름하나는 멋집니다.

 

 

 중국에는 장강삼협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양자강 중류에 구당협(瞿塘峡), 무협(巫峡), 서릉협(西陵峡)을 이르는 말입니다. 규모로만 따진다면 턱도 없는 비유이긴 하겠지만 여기 가송협은 장강삼협이 가질 수 없는 아기자기함과 아담함이 있습니다.

 

 

 가송협에 이르기전의 한쪽 산비탈에는 고추밭들이 터잡고 있었습니다.

 

 

 가송협을 끼고 있는 절벽을 외병대라고 일컫는 모양입니다.

 

 

 강변에는 까만 염소가 목에 줄을 맨채로 풀을 뜯고 있었습니다.

 

 

 강물은 마냥 흐르고 있었고 햇살은 조금씩 따가워져 갔습니다.

 

 

다음 글에 계속됩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