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컴퓨터를 교체했습니다. 구입한지 5년이 된 구식 컴퓨터와 이제는 절품되어 생산되지도 않는 구식 저급 카메라를 가지고 작업을 하는데 걸리는 지루한 시간때문에 너무 질렸기 때문입니다.
아내에게 몇번씩이나 자금지원 부탁을 해서 신형으로 조립품을 하나 구했습니다. 정품을 살 돈이 모자랐으니 한푼이라도 아껴볼 요량으로 조립품을 구한 것이죠. 사실 저번 컴퓨터도 조립품이었습니다.
저번에 쓰던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떼어낸 뒤 외장 케이스를 사서 덮고 전원장치와 연결장치를 달면 외장 하드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컴퓨터 가게로 가져간 것이죠. 그날 당장 작업할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본체에서 하드디스크를 떼어낼 때 충격을 준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무식한 놈이 용감하다는 격으로 하드를 자전거 뒤에 싣고 가는 만용을 부렸던 것이 화근이 되었지 싶습니다.
두개의 하드 중에서 하나는 살아있는데 하나는 기능이 죽어버린 것입니다. 죽어버린 160기가짜리 하드디스크 속에는 지난 5년간 작업한 온갖 종류의 문서와 사진자료, 서류들이 들어있는데 모두 다 날아가버린 것이죠. 특히 사진자료들은 어렵게 찍어온 배낭여행 사진들과 경주지역, 우리나라 곳곳의 경치들이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찍어둔 교육현장들의 귀중한 사진 수만장과 동영상 수백편도 한꺼번에 날린셈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5년 세월을 모조리 다 잃어버린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후의 수단으로 삼성서비스센터에 하드디스크를 맡겼습니다. 하드디스크가 삼성회사제품이었기 때문인데 지금은 통보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자료 복구가 되면 천만다행이지만 안된다면.......
복구할 자료가 워낙 엄청나니 돈도 꽤 들게 생겼습니다. 어제 용돈을 받고 나서 갚아야 할 돈을 기준으로 해서 분류를 해보았더니 남는 돈이 없었습니다. 3월과 4월은 정말 잔인한 달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마음만은 평온하게 가질 생각입니다. 내 마음 속에 격한 파도가 일어나지 않도록 말입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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