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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산길에서

by 깜쌤 2009. 11. 18.

 

 늦가을 오후, 나는 천천히 정말 천천히

페달을 밟습니다.

 

 

차량통행이 거의 없는 왕복 1차선도로를 혼자 자전거를 타고 스쳐지나가는

즐거움은 보통이 넘습니다. 

 

 

 낙엽이 지고 나니 유난히 흰 줄기를 지닌 나무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시들어버린 옥수수대 사이로 바람이 고요히

지나갔습니다.

 

 

정지용님의 싯귀가 떠올랐습니다.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옥수수 대궁만 남은 밭에 겨울바람이 지나가면

그런 느낌이 들 것입니다.

 

 

 

 약간 경사진 오르막길이니 내려서 끌고 올라갑니다.

 

 

 여름날 오후에 이 길에는 매미소리만 울창했었습니다.

 

 

이젠 고요함만이 가득합니다.

 

 

 어쩌다가 차 한대가 나를 추월해갔습니다.

 

 

 나는 흰줄기를 가진 나무들을 한참동안이나 살펴보았습니다.

 

 

줄기의 무늬를 보니 자작나무를 닮은 녀석도 섞여있는 것 같습니다.

 

 

 확신이 안서니 함부로 판단하기가 망설여집니다.

 

흰구름이 왜 이리도 아름다운지......

 

 

하얀 줄기를 가진 나무가 주는 애절한 느낌이 마음을 

짠하게 만듭니다.

 

 

 이젠 내리막길입니다.

 

 

 아무도 없는 길을 가는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가을날 오후 산길의 호젓함!

 

 

 

 나는 하늘을 보았습니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흰구름이 가득 묻었습니다.

 

 

<경주시내에 이런 산길이 있다는게 너무 신기하지요?>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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