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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오릉 1 - 소나무도 멋있다

by 깜쌤 2009. 8. 7.

 

오릉(五陵)! 참 오랫만에 가봅니다. 경주에 살면서도 거기 안들어가본지가 꽤 오래된 것 같습니다. 당연히 자전거를 타고 가서는 이 담앞에 세워두었습니다.  

 

 

경주세무서에 세금을 꼬박꼬박 잘낸다는 이유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경주시내 사적지나 유적지 가운데 경주시민이어서 입장료를 면제 받는 곳이 몇군데 있습니다. 여기 오릉이 그런 혜택을 받는 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캔 음료수 하나 사먹는데도 큰 결심이 필요한 짠돌이기에 자판기 커피로 피로를 속입니다. 요즘은 어지간하면 자판기 커피 한잔 가격이 기본으로 400원 정도 하더군요. 치사한 이야기지만 300원하면 쉽게 한잔 마시지만 4백원이라니까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릉은 박혁거세거서간, 알영왕비, 남해차차웅, 유리이사금, 파사이사금 이렇게 다섯분의 무덤이 있는 곳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군요. 삼국사기 기록이 그렇다는 것이고 삼국유사의 기록은 조금 다릅니다. 믿기 어려운 허황한 이야기가 삼국유사에 전해집니다만 그쪽 이야기는 생략하는게 낫겠지요?

 

 

 여기에도 변함없이 배롱나무꽃이 피었습니다.

 

 

 이제 다섯분의 무덤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중입니다. 소나무 숲 너머 환한 녹색으로 보이는 곳이죠.

 

 

무덤으로 다가갈수록 오릉의 소나무들이 무엇인가 다른 자태를 보인다는 시실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말이지 무덤이야 다 같은 것 아니겠습니까? 가운데 보이는 건물이 제각이고 왼쪽에 보이는 건물은 숭의문입니다.

 

 

 만주족으로서 후금(=청)나라를 세운 누루하치의 뒤를 이은 인물은 황태극(홍타이지)인 것으로 압니다만 그의 무덤이 만주 심양시 외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의 무덤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홍타이지의 무덤이 도굴을 막기 위해 시멘트 비슷한 것으로 무덤 전체를 싸발라 두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덤 자체가 아주 울창한 숲속에 있다는 것도 특이하고요.

 

 

 나는 오릉을 보며 이상하게도 황태극과 그의 무덤을 자꾸 떠올렸습니다. 오릉의 주인공들과는 살아간 시대차이도 엄청나고 우리에게 몹쓸 짓을 한 의 황제이지만 말이죠.....

 

 

 1636년 12월에 조선을 침공하여 병자호란을 일으킨 뒤 다음해인 1월 30일에 조선의 항복을 받아낸 인물이니 우리에게 하나도 고울 것 없는 존재인 것입니다.

 

 

 심양에서 본 그의 무덤은 소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진 숲 속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거기서 본 소나무와 오릉의 소나무는 너무 다른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오릉의 소나무들은 하나같이 예술적인 모습이라는 것이죠.

 

 

 무덤이 만들어내는 곡선도 얼마나 부드러운지 모릅니다.

 

 

 원래 봉분의 모습이 저렇게 부드러운 모습이었는지 아니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훼손이 된 것인지는 모릅니다만.....

 

 

 벌초를 더 단정하게 해두었더라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뻔 했습니다.

 

 

 나는 오릉 주위를 천천히 돌아봅니다.

 

 

 제각에 달린 문짝 한가운데 아크릴 판을 대어놓아서

안을 살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소나무들이 하늘 위로 쫘악 뻗은 모습들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굽이쳐 솟아오른 모습들이 하나같이 멋들어진 예술품 같습니다. 

 

 나는 넋을 놓고 살펴보았습니다.

 

 

 같은 사람인데도 내가 유적지를 보는 눈이 남과는 너무 다르니

이것도 큰일입니다.

 

 

 숭의문의 한가운데 문은 닫아두었습니다.

 

 

 세그루의 소나무가 커가는 방향을 달리하며 기막힌 

조화를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예술도 저런 예술이 없지 싶습니다. 자연의 조화가

얼마나 오묘한지 모릅니다.

 

 

누가 소나무 한그루그루마다 예술혼으로 가다듬은 듯 합니다.

 

 

 자세히 보면 소나무들은 무덤쪽을 향해 고개를 숙인 듯 합니다.

 

 

 경주로 나들이를 오신 분들에게 이모저모 알려드리기도 했습니다.

 

 

 한가족 나들이를 보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들이갔던 지난 날들은

이젠 다 꿈이 되고 말았습니다.

 

 

 모두가 다 행복하게 살기를 빌며 무덤 주위를 천천히

걸어갔던 것이죠.

 

(다음 글에 계속하겠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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