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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노을 속에서

by 깜쌤 2009. 6. 24.

 

하늘이 맨날 푸르기만 한 것도 그리 아름다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한번씩은 붉게 타오르는 것도 바람직하겠지요.

 

 

 꽃없는 나무만 가득하다면 얼마나 삭막할까요? 자귀나무의 살풋 붉은 빛이 도는 꽃송이들이 나무 꼭대기에 가득 달렸습니다.

 

 

 하늘이 저리 타오르는 것도 참 오랫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둥근 하늘 전체가 발갛게 타오르는 날을 만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지 싶습니다.

 

 

 내 삶 속에서 붉게 타오르는 날을 가지는 것은 이제 바랄 수조차 없게 되었습니다.

너무 오래 살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젊었던 날, 산꼭대기에서 바라보던 해넘이가 생각났습니다. 겹겹이 포개진 산봉우리들이 가득가득한 저 너머로 해가 넘어가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도시에 살면서 별빛까지 다 잃어버린 날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헤아리기조차 어렵게 되었습니다.

 

 

 위로만 솟아 오르는 거대한 시멘트 덩어리들이

이제는 눈을 피곤하게 만듭니다.

 

 

 낮아지려고 안간 힘을 썼지만 아직 완전히 낮아지지 못했습니다.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남을 나보다 낫게 여겨 섬기고 낮아지는 것이 보기보다는 너무 어렵게 느껴집니다. 말이 앞서는 것으로 보아 나도 지금까지 살면서 내자신부터

철저히 속여온 것같아 부끄럽기만 합니다.

 

 

 나는 혼자말을 할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만큼 부끄러웠던 일이

많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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