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게뭉게 마구 솟아오르던 희디 흰 구름들은
모두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천지개벽이나 난듯이
마구마구 솟구쳐 오르면서
이리저리 뒤틀리고
꼬이다가 폭발하듯 치솟고
희다희다 못해 나중에는 검스름해지다가
이내 세상을 뒤집을 듯이 거멓게 모습을 바꾸고
슬금슬금 스쳐 지나가는 찬바람을 앞세우고
휘잉 지나치다가
대번에 밤톨만한 굵은 빗방울을 마구마구 쏟아붓던
그런 뭉게구름과 먹장구름들은
모두 다 어디로 사라져 간 것일까?
매캐하기만 한 도시의 하늘이 싫어
그냥 미련없이 정말이지 아무 미련없이
뒤도 안돌아보고 매몰찬 걸음으로
원래 태어난 초원을 찾아 가버렸는지도 모른다.
이젠 우린 뭉게구름조차 보기 어려운 동네에 사는가 보다.
이젠 나도 그냥 떠나갈테다.
뭉게구름을 찾아서.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