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중에 휴대전화로 문자 연락을 받았습니다. 어르신을 먼저 보낸
불효자라고 자책하는 내용으로 된 글이었습니다.
어르신을 먼저 보낸 슬픔을 당한 분을 꼭 찾아뵙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안동으로 향했던 것입니다.
그 분은 인터넷에서 알게 된 분입니다.
제가 선친상을 당했을때 그 분과 또 다른 블로거분이 멀리서 찾아오셨습니다.
그 분이 오셨기에 제가 찾아간 것은 아닙니다. 그간 알게 된 교분으로 인해
그 분의 슬픔을 같이 나누고자 하는 뜻 뿐이었습니다.
저같은 사람이 찾아가서 위로의 말씀 한마디를 드린다고 해서 혈육을 잃은 크나큰 슬픔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충분히 잘 압니다.
문제는 서로의 마음 씀씀이가 아닐까요?
안동 양반답게 손님 접대가 얼마나 깍듯한지 모릅니다.
별 도움도 못되는 문상을 드린 뒤에 시내까지 걸어나가기로 했습니다.
어느 정도 살아보니까 인생은 물이 흐르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선은 약수'(上善若水)였습니다.
(물속에는 커다란 고기들이 그득했습니다)
꽃이 피고 지는 것과 비슷한 것이 인생입디다.
우리도 언젠가는 어르신들이 먼저 밟고 가신 그 길을 다 따라가겠지요.
결코 예외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길래 살아가는 과정이 중요한가 봅니다.
나에게 주어진 오늘은 더 소중한 법이겠지요.
강변에는 노란 꽃이 가득했습니다.
나는 그 꽃밭 사이를 걸어 시내로 돌아왔습니다.
언젠가는 나도 영안실 신세를 지게 되겠지요.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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