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내가 더 이상 술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지?
이젠 다른 것에 취할 때가 있어.
봄에는 매화 향기에 취하는 거야.
매화향기는 가슴을 서늘하게 해주지.
이 좋은 내음을 나 혼자 맡기가 너무 아까워.
그래서 너를 생각해내는지도 몰라.
나이들면서 알아낸 것인데
사람에게도 냄새가 난다는 거야.
멋진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역겨움이 가득한 사람도 있다는거야.
나는 내가 어떤 내음을 날리며 달려왔는지 잘 몰라.
남에게 역겨움을 주지는 않았는지....
내가 스스로 생각해봐도
남의 눈에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사람이 된 것 같지는 않아.
그러니 따지고 보면 헛살아 온 것 같아.
나는 어쩌면 어둡고 음침한 길을 걸어오기만 했을지도 몰라.
이젠 하나하나가 후회스러워.
좀 더 아름답게 살 수도 있었는데 그러질 못했어.
매화 향기만큼 아름다운 냄새를 피웠어야 했는데....
엉뚱한 것에 취하고 살았던 것이 후회스러워.
그래서 오늘 다시 한번 더 매화 밭에 갔었어.
내 몸에 배인 더러운 것들을 씻어내고 싶었어.
새로운 매화 향기에 흠뻑 취하고 왔던거야.
너는 요즘 어디에 취하고 사는지가 궁금해.
그럼 안녕.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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