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사위를 맞이한 친구를 보러 대구를 가기 위해 기차를 탔어.
친구 딸은 벌써 판사 경력 2년차이던가?
공부를 잘 하는 사람들은 확실히 어디가 달라도 다른 것 같아.
나야 뭐 너도 알다시피 머리가 너무 많이 단단하지.
타고난 것도 물려받은 것도 없고
많이 배우지도 못한데다가 어리버리하기까지 하니 별 볼일이 없지.
알면서 그렇게 물으면 대답하기가 너무 부끄럽잖아.
그런데 이제 그 친구는 은퇴를 했다는 거야.
이젠 인생이 주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여행을 다니고 싶다고 하더구먼.
영어로 평생을 살았으니 꿀릴 것이 없지.
돌아오는 길에는 나도 이젠 은퇴를 할까 하는 생각을 했어.
속으로만 새겨 둔 말을 오늘은 슬며시 꺼내보려고 했는데....
외출을 했다가 돌아오니 아내말이 아들녀석 등록금으로 500만원을
내일까지 만들어서 내어야 한다는 거야.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은퇴하겠다는 생각은 아예 접기로 했어.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어쩌겠어?
집이든 무엇이든 팔아서 써야할 것 같아.
문제는 팔게 없다는 것이지.
지구 반대쪽 어떤 나라들 백성은 자녀들이 대학 졸업할 때까지도 돈 안들고 살 수 있다는데 왜 우리는 이렇게 허리가 휘도록 평생 동안
돈을 밀어넣어야 하는지 몰라.
매월 떼이는 각종 세금만 해도 기백만원은 족히 되는 것 같아.
모든 물건에 붙은 세금이 도대체 얼마야?
국민소득은 일본보다도 훨씬 낮은데 물가는 왜 서로 비슷하다고 느껴지지?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거야?
돈?
요새는 그게 그리 보기 어려운 물건이 되었어.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야.
있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몰려들어 탈이라고 그러더구먼.
앞으로도 나는 더 어리버리하게 어렵게 살아야 할 것 같아.
암만 생각해봐도 결국은 어리버리한게 죄인 것 같아.
그지?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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