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 오고 떠나던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곳도 이젠 적막속에 묻혀
사그라져 가고 있습니다.
삶이 그런 것 같습니다.
세월이 강물처럼 흐른다더니 그 말이 정말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나도 적게 산 것은 아니었습니다.
잘살고 못살고 오래살고 짧게살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살아왔느냐가 소중했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사느냐가 문제인것 같습니다.
아쉬움과 섭섭함과 부족함과 부끄러움을 말갛게 씻어내고
이젠 남이
나를 밟고 건널 수 있도록이라도 해야겠습니다.
큰 발자국 남기지 못하고 살아온 세월이었으니
헛되게 산 것 같아 조바심이 납니다.
많이 가져보지 못한 삶이었기에
물려주고 남길 것도 별로 없습니다만.......
소망을 담은 한톨 씨앗도
남겨두지 못할까봐 더 종종걸음을 걷게 됩니다.
그냥 있었으면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깎이고 다듬어져 댓돌이라도 되었더라면......
내 한 살이가 태워져서
무엇인가를 데워주었으면 그것으로 의미가 있었을 것을.....
툇마루에 동그마니 떨어졌던 햇살 안고 살았던 날들이
이제 다시 그리워짐은 내가 흘러보낸 순간들이
문득 소중해졌기 때문입니다.
걸어온 날이
걸어가야할 날보다 많아져 버렸음을 깨닫습니다.
내게 돌아 올 새봄이 몇번인지 모르기에
횟수에 목매지 않고 그저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야겠습니다.
이젠 조금 더 높이 올라 세월을 살펴보며 살고 싶습니다.
빠져 그냥 떠내려가며 허우적거리지 않고.....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