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줄도 몰랐던 날에 먼저
뜨고 싶었어.
걸음마 옮기던 날엔
벌써 떠서 날고 싶었어.
달리기라고 간신히 두다리를
버둥거리던 날에는
휘익 떠서 가볍게 활개치며 날아 더 높이 올라가고 싶었어.
때를 잘못 타고난 영웅이었던 양
시절을 탓하던 부끄러운 날도 있었어.
그땐 교만이 하늘을 찔렀지.
자만이 일을 자주 그르쳤었고.......
나보다 잘난 사람이 없는 양 여기며
목이 한껏 뻣뻣해지기도 했어.
지금 내가 깨달아 안 것을
그때 가슴 저리도록 깨우쳤으면.......
높이 나는 것도
아니, 뜨고 싶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되었어.
잰 체하는 것과 척하는 것은
모조리 다 끌어내리고......
남을 나보다 낫게 여김과
내가 아무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담고 싶을 뿐이야.
이젠 속으로만 여물고
안으로만 영글고 싶어.
그런 뒤 다시 날개짓을 해볼테야.
높이,
더 높이......
모든 것을 사랑하며 말이지.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