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무열왕릉 일대는 평소에 한적한 곳인데 왠일인지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단체로 기차를 사용해서 경주에 여행을 온 분들이었다.
그런데 아이 하나가 무덤에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이의 부모가 제지할만도 한데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자 그보다 덩치가 훨신 큰 아이들이 또 올라가기 시작했다.
썰매타기 경주장으로 비친 모양이다. 중학생 비슷한 아이도 올라갔다. 눈에 보이는게 없는가 보다.
곧이어 관리원이 호르라기를 불기 시작했다. 내려오라는 뜻으로 부는 것이다. 부모님들과 함께 온 아이들이 틀림없었는데 꾸중하는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보아 부모조차도 무관심하다는 말이겠다.
가만히 두고 구경하면 좀이 쑤시는가 보다. 문화재보호라는 그런 거창한 명분을 놓아두고서라도 올라가면 안되는 일이라는 것조차도 그렇게 모를까 싶어서 너무 허전해졌다.
저 뒤에 보이는 산이 선도산이다. 난 거기를 다녀온 것이다.
무열왕릉 입구이다. 그 쪽에서 철길쪽으로 무덤 2기가 더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다.
하나는 김양(金陽)의 묘이고 다른 하나는 김인문의 무덤이다.
김양은 신라 후기의 신하 이름이다. 여러 왕을 세우는데 공을 많이 세운 킹메이커 가운데 한사람이었다고 볼 수 있는 그런 인물이다. 신라후기의 왕권쟁탈전은 보통이 넘었던 모양이다.
서로 죽이고 죽고 하는 사건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개의 무덤을 두고 양쪽으로 나누어 찍어보았다.
주차장 부근에 보면 거북 등에 세운 묘비가 남아 있는데 김인문을 기념한 것이다.
김인문은 김춘추의 둘째 아들이며 문무왕 김법민의 바로 밑 동생이다.
조각 솜씨가 대단하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그는 66세의 나이로 당나라에서 죽었다고 한다.
이런 곳에는 아이들이 안들어가는지 모르겠다.
서악리 고분도 경주 온 김에 꼭 들러볼만 하다.
시간이 난다면 선도산에도 가볍게 올라가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남산을 올라가본 사람은 제법 되지만 외지인들이 선도산을 올라가 보는 것은 드물지 싶다.
터미널에서 내려 시내버스를 타고 가도 되고 택시를 타도 될 것이다. 기본 요금이거나 아니면 그보다는 살짝만 조금 더 나올 것 같다.
나는 다시 자전거를 타고 왔던 길을 되짚었다.
단 세시간의 휴식이었지만 산에 한번 오르고 나니 마음이나마 후련해졌다.
형산강에는 아까보다 훨씬 더 늘어난 오리떼들이 한가로이 먹이를 찾기위해 자맥질을 계속하고 있었다.
어리
버리
'경주, 야생화, 맛 > 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화공주 아버지(진평왕)를 만나보자 (0) | 2009.01.10 |
---|---|
강가에서 (0) | 2009.01.06 |
선도산에서 2 (0) | 2008.12.23 |
선도산에서 1 (0) | 2008.12.21 |
신라 밀레니엄 파크 3 - 초가 (0) | 2008.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