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러니까 24일 목요일 오후엔 거의 녹초가 되었습니다. 장례식 일때문에 며칠간 무리한 것이 원인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일이 끝나고 나자 맥이 풀리면서 몸이 무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늘어져서 비몽사몽간을 헤매는데 부목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다른 장례식 발인예배의 기도를 부탁해오셨기에 허락을 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병원에 갔습니다.
대강 이야기를 들어 짐작은 했습니다만 세상에나...... 조문객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교회 권사님 집사님들로 이루어진 조가대원 30여명과 목사님 전도사님 그리고 예전에 교회를 조금 나오셨을때 담당하신 구역 식구 몇분이 전부였습니다.
돌아가신 분은 남매를 두셨다는데 쉰이 넘은 누님과 동생 한분이 혈육의 전부인 것 같았습니다. 친척도 보이지 않았으니 혈혈단신이셨던 것 같습니다. 상주되시는 분을 봐도 조금의 면식이 없었습니다.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교회 구역 식구들과 상주 친구 몇분이 그동안 찾아온 조문객의 전부였는데 그나마 사정이 딱해 장례를 치룰 형편이 안되었던 모양입니다. 교회가 나서서 장례예식을 주관함과 동시에 경비를 지원하고 몇분 친구들이 이리저리 도와주고 신경을 써서 장례예식 형식이나마 갖추게 된 모양이었습니다.
커다란 기차역에서 많은 사람들의 환송을 받으며 화려하게 떠나가는 여행객이 있는가하면 아무도 없는 간이역에서 혼자 쓸쓸히 떠나가는 손님도 있습니다.
환송객의 많고 적음이 인생살이 성공 여부의 척도가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배웅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그래도 너무나 쓸쓸해 보입니다.
어떤 모습으로 살다가 어떤 모습으로 죽느냐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문제입니다.
기도순서를 맡아 남아있는 남매분들의 인생행로에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해드렸습니다만 왜그런지 마음이 착 가라앉는 아침이 되고 말았습니다. 다 같이 행복하게 잘사는 세상은 내 스스로 노력해서 만들어가야지 남이 만들어주기를 기다려서는 이룩하기가 어렵지 싶습니다. 인생살이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내가 죽으면 어떤 분들이 어느 정도 와주실지 그게 궁금해집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