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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황혼

by 깜쌤 2008. 7. 18.

 

 

 

쓸만큼 쓰고 볼만큼 보고

먹을만큼 먹어보지는 못했어.

 

 

 

크게 먹었다고 할만큼 먹은 나이는 아니어도

그리 적게 산것은 아니야.

 

 

 

 

같이 세상에 발딛었다가

어제, 작년에, 십년 전에 떠난 사람들에 견주면

살만큼은 살았어.

 

 

 

 

같은 석양을 보며

젊은이들은 낭만을

늙은이는 인생끝자락을 그려보는게 사람살이의 순리야.

 

 

 

 

아이들 맑은 웃음소리가

해변 모래밭을 그득 채우던 저녁,

 

 

 

 

노을이 들었던거지.

오랫만에......

 

 

 

 

너와 나

하늘 같이 쳐다본지가 언제였더라.

노을 본지가 언제였더라.

 

 

 

 

 

떠들썩했던 인생살이

한켠으로 곱게 밀어두고

이젠 조용조용히 말도 그렇게 하자.

아이들의 맑은 얼굴 고운 눈빛 대견스레 여기며

살갑게 여겨주자. 

 

 

 

 

아이들이 더 고운 노을 볼 수 있도록

머물렀던 자리나마 깔끔하게 치워두고

 

  

 

 

더러움, 지저분함일랑

어둠속에 흰눈 속에 그냥 묻어두지 말고

새벽이 오고 눈이 녹더라도

마냥 정결함만이 남아 있도록 그렇게 살자.

 

   

 

 

오늘 보는 바다가 잔잔한 것만 해도

내 인생의 복이었거늘

한때 파도 많았던 길을 내가 걸었다고

구시렁거리지 말자.

 

  

 

 

그때도 하늘은 공평하게 붉었었지만

내가 알아차리지 못했지.

알고보면 누구에게나 파도는 같이 밀려온 것이었건만

나만 푸대접 받은 것으로 여기며 살았던거지.

 

 

 

 

 

이젠 다 접고, 버리고, 나눠주고

떠날 채비를 하자.

 

나이들어 내 챙길 것만 보고 살면

점점 추해지기에......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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