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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데리고 살기

by 깜쌤 2008. 4. 14.

1.

 

 엘 알(El Al) 항공이라고 들어보았어? 그 비행기 한번 타려면 엄청나게 까다로운 검사를 거쳐야하지. 왜냐고? 아랍 테러리스트들의 표적이자 납치대상 제 1호거든. 그런 비행기를 타고 싶어?

 

 

 

 

어쩌면 너는 그 회사 비행기를 타기 싫어할지도 몰라. 그러나 일부러 그 비행기를 타려는 사람도 있어. 왜냐고? 가장 철저한 짐검사를 하고 가장 철저한 승객 선별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제일 안전하다는 사실 때문이지.

 

 

 

 

 

 엘 알 항공회사의 런던 지점장은 자기 회사 비행기가 공항 활주로에서 연료를 재공급받는 동안 그 비행기에 실린 를 보게 되었어. 그런데 그녀석은 오랜 시간의 비행에 지쳤던지 지점장을 보고 좀 풀어내 달라는 간곡한 눈빛을 보낸거야.

 

 

 

 

 물론 지점장이 그렇게 느낀 것이겠지. 그래서 그는 그 개를 데리고 나와 목에다가 끈을 묶은 뒤 줄을 잡고는 같이 활주로를 뛰기도 하고 산보도 하면서 마음껏 자유를 누리게 해주었어. 

   

 

 

 개도 지점장도 정말 자유롭고 멋진 시간을 보낸 것이었어.

 

 

 

 

 물론 어루만져 주기도 했고 쓰다듬어 주기도 했지. 개가 하도 행복해하고 덩실거리고 마음대로 다니려고 해서 조금 애는 먹었지만 말야.

 

 

 

 

 그런 뒤 다시 비행기 속으로 힘들여 데려가서 개를 통속에 넣고 작별 인사까지 정답게 하고 나왔어.

 

 

 

 

 헤어지기가 아쉬웠던지 녀석이 너무 너무 슬퍼하는거야. 한번 더 데리고 나와서 산보를 시켜주려다가 지점장의 일정이 엄청 바빴기에 마음을 독하게 먹고 뒤돌아 나왔어.

 

 

 

 

 그리고는 사무실로 돌아와서 본사에서 보내온 우편물을 훑어 보고 있었지. 그런데 그 속에 이런 편지가 하나 나온거야.

 

 

 

 

 "런던 동물원으로 보내는 야생 늑대 한마리가 수송되고 있음을 알림. 특별히 조심하시기 바람."

  

 

 

 인생이라는게 그런 것이야. 늑대데리고 놀기지. 모르면 겁나지 않지만 자세히 알면 두려워 지는 것 아닐까?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하여 인디안 입장에서 사물을 본 영화로 유명한  "늑대와 함께 춤을" 정도는 보았겠지? 인생은 보기 나름 아닐까? 네가 백인 입장에서 본다면 인디언들이 극악무도한 인간이 되는 것이고 인디언 입장에서 보면 백인들이 침입자가 되는 거야.

 

 

 

 

 

 2.

 

 장님 노인이 자기를 안내하고 다니는 개(盲導犬 맹도견)을 데리고 가축병원에 갔어.

 

 

 

 

 병원을 싫어하는 것은 아이나 어른이나 짐승이나 다 같은게 아니겠어?

 

 

 

 

 그들은 초조하게 자기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어.

 

 

 

 

 이윽고 차례가 와서 장님 주인이  자리에서 일어난 거야.

 

 

 

 

 그랬더니 개가 주인을 데리고 문으로 가더니 곧장 나가는 거야.

 

 

 

 

 한길로 데리고 나간 것이지.

 

 

 

 

 그게 다야. 무슨 말인지 모른다고? 다시 읽어봐.

 

 

 

 

 누가 네 인생을 인도하는가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지.

 

 

 

 

 네 인생을 인도하는 분은 누구야? 누구지?

 

 

 

 

 넌 무엇을 따라가며 사니?

 

 

 

 

 그냥 목적없이 가는데까지 가본다고?

 

 

 

 종착역은 죽음이라는 정거장이지.

 

 

 

 

 그 기차역을 거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이렇게 말하는 나도 거쳐가야 하는 곳이지.

 

 

 

 

 너는 어느 쪽 선로를 택했니? 처음에는 단지 방향만 틀렸을 뿐이지만 종착역은 너무 다른 곳이 될거야.

 

 

안녕.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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