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무이요, 12일 토요일이 놀토였니더. 한달에 두번 있는 놀토라가 올라가 봤니더.
어무이는 내가 교회다닌다카는기 쪼매 뭐 하지요? 혹시 제사라도 안지내주실까 싶어가 자꾸 신경쓰이지요?
나를 나아가(낳아서) 길러준 어무이 공을 내가 잊어뿔리가 있는교?
멀리 시골에 혼자 계시는기 자꾸 마음에 와 걸리는기라요.
아부지도 안계시이끼네 더 그런기라요.
가까이 있으마 쪼매 더 자주 들바다(들여다) 볼낀데 힝핀이(형편이) 안그런기라요.
그저 제가 불효자라요.
탑리내리가(탑리에서 내려서) 버스타고 갔는데 대문이 잠기�데요.
어무이 끌고 다니는 차가 보이데요. 와그런지 눈물이 파악 쏟아지삐데요.
문열고 내다보시던 아부지 생각이 막 나는기라요.
큰방 문열고 청소도 좀 해두고 아랫방 청소도 좀 했니더.
아랫방 정지에가가(부엌에 가서) 쓰레기도 좀 태우고요.....
마다아(마당에) 풀도 좀 뽑았심더. 아부지 타시던 자전거를 보이끼네 마음이 너무 아프디더.
거름터미가 휑한기 자꾸 눈물이 나는기라요. 어무이요, 내가 중학교 다닐때부터 이 못난 자식 공부시킨다꼬 새벽마다 일나가 냄비밥 해믹인거 내 안잊어삐리고 기억하니더.
양념장에 멸치담가가 반찬으로 너어 준것도 다 기억나니더. 볼쌀(보리쌀) 밑에 깔고 쌀 조금 얹어가 해준 냄비밥이 그리 맛있었는데 이젠 어무이도 너무 늙었�네요.
그때요, 지가요 전교에서 제일 멀리서 댕기던 학생으로 소문 났니더. 어무이 아부지 생각하고요 기차 안에서도 책도 보고 그랬는데 내가 원하던 대학 못갔다꼬 나중에는 맨날 술만 먹고 그래 살아가 어무이 마음 마이(많이) 아팠지요?
맨날 내 등록금 댄다고 밤마다 마실 나가가 돈 빌리러 다닌거 생각하마 와이리 마음 아픈지 모르겠니더.
그래가라도 공부시키준거 너무 고맙니더. 그 덕에 시골 선생이라도 하고 사니더만 인간이 덜 되가 어무이 마음 아프게 한거 많아 너무 죄송한기라요.
아까 전화드리이끼네 안받으시데요. 어디 놀러 갔는기요?
내리 올 시가이(시간이) 다 대가(되어서) 그냥 왔니더.
얼매안대는 용돈 쪼매 어디어디 감차났는데(감추어 두었는데) 찾았는지 몰시더(모르겠습니다).
어무이요, 사랑합니더.
오래 사시소. 아프지나 마시고요......
어무이요, 낳아주고 길러준 거 너무 고맙습니데이.
게이트볼도 마이 치시소.
어무이요! 어무이하고 내인데(나에게) 남은 새봄이 몇번인지 모르겠지만도요, 우짜든동 건강 단디단디 챙기가 오래오래 사시세이. 그만 끊니데이.
불효자
어리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