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요일 아침에 시내에 나갈때는 어지간하면 걸어다니거나 아니면 자전거를 타고 다니려고 노력한다. 오늘 아침에도 비가 조금 뿌리기 시작했으므로 아예 처음부터 걸어가기로 마음을 먹고 걷기 시작했다.
내가 하루에도 몇번씩은 꼭 건너다니는 북천(北川)에는 동천교라는 큰다리가 걸려있고 인도에는 꽃을 심어놓은 인공 화분을 알맞게 배치를 해서 도시 미관을 가꾸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 사는 멋과 분위기를 띄워주기도 한다. 바로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말이다.
위 사진은 오스트리아에서 찍은 것인데 철길가에 자리잡은 시골집이다. 꽃을 예쁘게 길러 밖에 내다걸기도 하고 집 곳곳에 알맞게 배치를 해서 마을의 미관을 한결 돋보이게 했다. 이렇게까지 잘 꾸미고 가꾸지는 못하더라도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행동은 안해야 하는게 아닌가 말이다.
경주시에서는 대형화분을 만들어 다리 위 인도에 배치한 뒤 적당한 시기마다 꽃을 갈아가며 아름다운 시가지를 가꾸어나가고자 노력한다. 이런 것은 시당국의 노력이 돋보이는 증거물이기도 한 것인데 자기만 아는 사람들이 심어 놓은 꽃을 뽑아가기도 하고 심지어는 뽑아서 그냥 팽개쳐 죽이기도 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원래는 빈틈없이 심어 놓은 것이지만 하루만 지나면 몇포기가 없어진다. 며칠 지나면 상당부분이 없어져서 들쑥날쑥해지기도 하고 듬성듬성해져서 보기가 흉해져버리는 것이다.
책도둑과 꽃도둑은 도둑이 아니라는 옛말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책이 귀하고 꽃보기가 어렵던 옛날에나 통하는 말이고 이젠 허용되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다같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귀한 세금으로 길러 가꾸어 놓은 것을 내보기만 좋으라고 슬쩍해간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이야기인가?
<사진 아래부분의 희게 보이는 부분은 대형 화분의 테두리임>
이 사진을 보면 더욱 더 기가 찰 노릇이다. 관리를 잘못해서 죽어나가는 포기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이 정도는 잘못심어 죽었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새벽에나 한밤중에는 뽑아가는 사람을 어쩌다가 보기도 했으니 빈말은 아닌 것이다.
자기 성질 난다고해서 술취한 사람이 막 뽑아서 던지는 경우도 있었다. 만취한 상태에서 하는 짓거리이니 잘못말하면 시비붙기 딱 알맞다. 철없는 어린 학생들이 뽑아서 버리는 경우도 어쩌다가 있는 법이니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뽑아가는 사람은 그래도 아름다운 것 정도는 아는 것 같다. 예쁘고 귀한 것을 가져다가 집에서 길러보고자 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저런 꽃은 포트 하나에 천원이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돈 천원이 아까워서 뽑아가는 것이라면 결국 개념이 없거나 양심이 무디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이 정도는 그래도 상태가 양호한 편이므로 사진을 찍어서 올려본 것이다. 이래야 그래도 조금은 정상이라고 봐줄 수 있는 것이다. 꽃들이 사라진 화분과 비교해 보자는 의미에서 올려 보았다.
없어진 꽃들은 보통 가정집 화단에서 보기가 귀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이제는 귀하다고 여겨 뽑아가는 것을 너그럽게 봐줄 것이 아니지 싶다. 귀하고 좋은 꽃이라면 잘 가꾸어서 유럽사람들처럼 담에 걸어두거나 집 창문에 달아 다같이 보는 것이 옳은 일 아닌가?
언제까지 우리가 이런 식으로 살아갈 것인지를 생각하면 암담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거창한 것을 실천하자고 주장하는 사람이 아니다. 작은 것 부터 세밀하게 신경을 쓰고 실천해가는 것에서부터 사회가 바뀌고 사람살이가 달라질 것이라는게 내 소신이기도 하다.
금잔화같이 흔해빠진 꽃이 심겨진 화분은 그나마 상태가 조금 나은 편이다. 우리나라 화단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것이라면 바로 아래 사진처럼 수난을 당하는 것이다. 이런 것이 바로 시민들이 슬쩍 뽑아간다는 좋은 증거가 되는 것이다.
집에 가꾸는 꽃을 모두 밖에다 놓아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공공 시설물에 놓여진 것들이라도 손대지 말자는 말이다. 제발 이젠 그런 따라지 삼류 시민 의식에서 벗어나야 할때다.
우리는 언제쯤 되어야만 서부유럽이나 북미의 일부 국가들처럼 깔끔한 환경 속에서 살아갈 수 있을지.......
"참말로 자꾸 이라나?"
(정말로 자꾸 이렇게 합니까?)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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