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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커피를 보내주신 분께

by 깜쌤 2007. 9. 2.

 

 

살아가는 순간순간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은 정말 멋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그런 순간들이 자주 찾아옵니다. 블로그 친구로 알고 지내는 어떤 분께서 커피를 보내주시겠다는 제안을 해오셨습니다.

 

그분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상당히 인생을 낭만적으로 그러면서도 정신적으로는 아주 윤택하게 사신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만 저같은 사람에게 원두커피를 보내주시겠다는 말씀을 듣고 적잖게 놀랐습니다.

 

 

 

 

 

 어리버리하고 모자라기 짝이 없는 저같은 사람에게 귀한 커피를 보내주신다기에 사실 너무 송구스럽기만 했습니다. 지난 9월 1일 금요일 퇴근길에 우편함을 보았더니 보내주신 봉투가 곱게 들어있었습니다. 

 

 

 

 

 

 저보다 늦게 들어온 아내에게 보여주고 2층 제 서재에 올라와서는 사진을 찍고 개봉하는 것은 미루어 두었습니다. 커피 향기가 그냥 날아갈 것 같아서 말이죠. 나중에 보니 다시 속 포장을 곱게 해두셨더군요.

 

사실 너무 기뻐서 지난 목요일에는 제 직장 동료분들께 원두 커피 이야기를 슬며시 흘려 두었습니다. 커피 메이커 가지고 계시면 좀 가져다 줄수 없겠느냐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둔 것이죠.  

 

 

 

 

 

 

 어제 아침엔 마음씨 좋은 여선생님께 전화를 해서 커피 메이커를 가지고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는 아내와 함께 개봉을 했습니다. 잘 볶은 원두 커피가 들어있는 귀한 봉지가 5개나 들어있더군요. 아프리카의 이디오피아와 말라위에서 생산된 것도 있더군요.

 

이 두나라는 제 여행목록에 꼭 끼워둔 나라였습니다. 이디오피아에 가서는 검은 피부를 가진 유대인 마을을 보고 십계명이 들어있는 사라져버린 성궤가 보관되어 있다는 전설이 있는 악숨지방을 보는 것이 소원이었거든요. 

 

 

 

 

 

 

말라위는 배낭여행자들에게는 천국으로 알려져 있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꼭 가보고 싶었는데 우선 커피맛부터 먼저 보는 영광을 가지게 된 셈입니다.

 

 

 

 

 

 

 어제 토요일에는 아침부터 많은 비가 왔습니다. 커피가 들어있는 봉투를 잘 잡고 비를 맞을까봐 조심해가며 숲속으로 난 길을 걸었습니다.

 

 

 

 

 제 직장 동료분들께 자랑을 하고 커피를 뽑아주시기를 기다렸습니다. 커피를 보내주신 그분은 속에 필터까지 같이 넣어서 보내주셨더군요.

 

 

 

 

 

 

 사실 커피는 서양적인 분위기를 진하게 풍기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사진도 일부러 서구적인 냄새가 나는 것으로 골랐습니다.

 

 

 

 

 

 봉투 속에는 커피에 대한 설명과 커피 내리는 법까지 상세하게 적은 종이가 들어 있더군요. 세밀하고 친절한 마음씨에 감복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저는 커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사람이므로 여선생님들께 보여드리고 그대로 해보시기를 권했습니다.

 

 

 

 

 

 

 

 첫시간 수업을 마친 뒤에는 학년별로 모이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때 모두들 둘러앉아 한잔씩 했습니다. 일류 레스토랑에 온 기분을 낸 것이죠.

 

 

 

 

 

 

 

 구수하고 달콤한 자판기 커피에 물든 저같은 사람에게 원두 커피는 색다른 맛으로  다가 왔습니다.

 

 

 

 

 

 

 

 나중엔 한잔 더 마셨습니다. 이번엔 물을 섞어서 희석을 해서는 마셔보았습니다. 커피 향과 맛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으니 지금까지 마셔본 호텔 커피맛과 비교를 해보았습니다.

 

경주 보문단지에는 일류호텔들이 몇개 있습니다. 어제 마신 커피는 그런 곳에서 마셔본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번 6일 목요일 아침에 어떤 고급 호텔에 가야할 일이 있으므로 그때가서 다시 한번 더 비교해 볼 생각입니다.  

 

 

 

 

 

 

 산다는 것이 뭐 별거냐 싶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 한번 더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는 뭐 특별하게 갚을게 없다는 것입니다. 원래 공짜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이럴 땐 별수없이 실례를 하게 되네요.

 

 

 

 

 

 

 환경보호론자 비슷하게 흉내를 내는 저는 항상 제가 마시는 잔을 가지고 다닙니다. 손님이 올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회용 종이 컵을 쓰는 것을 자제를 하는 편이이서 차를 마실때는 주로 이 컵을 씁니다. 미국 동남부에 있는 버지니아 주립대학교에 다니는 제자가 기념으로 구해준 것이어서 아껴가며 귀하게 쓰고 있습니다.

 

 

 

 

 

 

 

커피 보내주신 블로그 친구 00000님!

정말 고맙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주님 안에서 형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어리

버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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