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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영어연극, 아이들이 스스로 하도록 만들자 2

by 깜쌤 2007. 1. 30.

 

이제 영어 연극을 하기 위한 팀을 짜기로 합니다. 저는 이런 글에서 팀이라는 용어를 쓰기도 하고 모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이 글속에는 두 가지 낱말을 섞어 쓰게 될 것입니다. 보통의 경우 모둠을 편성할때 담임교사가 자기 주관을 가지고 마음대로 하려고 합니다만 이런 일일수록 아이들에게 맡겨두는 것이 더욱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팀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팀을 이끌어 갈 팀리더(=모둠장, 모둠머리)를 선정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팀리더는 자기와 함께 연극을 해나갈 팀멤버(=모둠원)를 뽑고 연습을 주도하며 발표까지 책임을 져야하는 자리입니다. 그러므로 리더쉽이 있고 책임감이 강한 아이가 적격입니다.

 

더구나 이번 일은 영어연극 공연이므로 영어실력도 갖추어야 합니다. 당연히 보통 학급 내에서 그 정도 일을 맡아할 아이들이 그렇게 많은게 아닙니다. 앞글에서 이야기 했다시피 아이들을 네 모둠으로 나눈다고 했으니 적어도 4명의 리더가 필요합니다. 제 경험으로 비추어 볼때 아이 한명이 이 모든 일을 다 책임지고 꾸려가기는 힘이 들므로 공동으로 일을 해나갈 팀리더를 한명 더 붙여 주는 것이 낫습니다. 결국 여덟명의 팀리더가 필요한 셈이죠. 

 

나는 항상 팀리더를 자원하게 합니다. 이 카테고리 속에 들어있는 제 글을 자세히 읽어보신 분이라면 우리 아이들이 수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해 나감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반 아이들은 일년 내내 다양한 팀을 구성해서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해 나갑니다. 길게는 한달씩 끄는 장기 프로젝트가 있는가 하면 이삼일 정도만 하고 끝나는 단기 프로젝트가 있기도 합니다.

 

한개의 프로젝트가 끝나면 그 팀은 해산하게 됩니다. 그럴때마다 교사는 모든 아이들에게 보고서를 제출하게 하고 세밀하게 읽어보며 아이들의 프로젝트에 대한 성취도와 관심도를 알아보고 성과를 분석해봅니다. 작년 아이들과 비교도 해보면서 무엇이 어떻게 차이나는가를 알아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팀리더를 교사가 마음대로 임명하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나서서 지원하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해보게 하고 잠재능력을 발굴해주기 위해 교사가 권할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죽어도 하기 싫다며하지 않으려고 하면 절대로 임명하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입니다.

 

학년초부터 모든 일을 자원하게 만들어두면 이런 일에도 용감하게 나서는 법입니다. 지금까지 제 경험으로 보아 팀리더가 부족한 적은 없었습니다. 이제 저번 글에서 우리반 아이들이 서로 발표하려고 나서는 이유를 아실 것입니다. 발표도 먼저 하는 아이가 항상 유리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므로 밍그적거리지 않고 용감하게 지원하고 나서는 것이죠.

 

팀리더가 채워지면 앞으로 나와서 가위 바위 보를 해서 1등부터 4등까지 뽑습니다. 공동의 팀리더가 있으므로 8명이 되지만 둘이서 의논해서 아이들을 뽑아가게 되므로 4등까지만 뽑게 되는 것이죠. 무슨 일이든지 누가 보아도 공평하게 하고 평등한 기회를 주는 것이 불만을 없애는 지름길입니다.  

 

 

 

 

순서가 가려졌으면 아이들을 일으켜 세웁니다. 이제 1등을 한 팀리더가 자기 동료와 의논해서 데려갈 아이의 이름을 부르게 합니다. 이름이 불린 아이는 대답을 하고는 자리에 앉게 합니다. 그래야만 누가 뽑혀갔는지를 쉽게 알 수 있게 되어 팀벰버 선정 작업이 쉽게 됩니다.

 

그 다음에는 2등 팀이 뽑아가고 그 다음에는 3등 팀이, 그 다음에는 4등팀이 뽑아가도록 합니다. 한바퀴가 다 돌아간 뒤에는 다시 1등 팀이 뽑아가도록 해야 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다음 기회는 4등팀이 가지도록 하고 또 그다음 기회는 3등팀이 가지도록 합니다. 이유는 아실 것입니다. 기회의 균등성 때문이죠. 

 

이때 주의할 사항이 있습니다. 보통의 경우 아이들은 친밀함의 정도를 가지고 팀멤버를 뽑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어른도 마찬가지이지만 멤버를 잘못뽑으면 엄청난 고생을 하게 된다는 사실을 미리 잘 이야기를 해두어서 아이들이 공정하게 데려가도록 유도를 해두어야 합니다.

 

이런 일을 통해 아이들은 사람을 보는 눈을 기르게 됩니다. 인간이라는 한 개인이 가진 능력이 소중한 것이지 같은 고향이나 같은 성씨, 같은 동네, 사는 아파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도록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프로젝트를 함께 해왔으므로 아이들이 훨씬 더 잘 판단해서 데려갑니다. 

 

이럴때 교사는 한눈 팔지 말고 잘 살펴두어야 합니다. 아이들의 친소관계를 파악해볼 수도 있고 왕따 어린이를 찾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서로 살펴보는 눈은 상당히 예리한 것이어서 어떨 때는 교사가 놀라기도 합니다.

 

이제 정말 중요한 일이 한가지 남아있습니다. 어느 정도 순서대로 돌아가면 남아 있는 아이들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 것입니다. 이때 비로소 교사가 개입을 해서 적당하게 조절을 해주어야 합니다. 안그러면 최후까지 남은 아이들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에는 교사가 나서서 강제 배정을 하기도 하고 권유를 하기도 해서 후유증을 최소화 시키는 것이죠.

 

팀 구성이 끝났으면 팀 별로 누가 어느 팀에 들어갔는지 확인을 해봅니다. 아이들의 선택을 최대한 존중해주되 팀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어봐도 됩니다만 어지간하면 뽑아간 그대로 두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런 식의 팀 구성 방법은 꼭 영어연극 공연을 위해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경우에 골고루 써 먹을 수 있으므로 참고로 해두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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