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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시험칠때도 떠든다는데 3 - 자습시간을 조용하게

by 깜쌤 2006. 12. 12.

 앞에 쓴 두번의 글에서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가능한 한 아침시간부터 조용히 하도록 만들어 두면 일년 내내 수업을 진행하는 데 정말 도움이 되고 편리해집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런 생활지도 기법은 결국 수업과 맞물려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사의 입장에서 볼때 가장 중요한 기본 임무 두가지는 수업생활지도일 것입니다. 업무추진은 어찌보면 별개의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교사라는 직업에서 정말 중요하게 여겨야 할 두가지 능력은 방금 말한 두가지일 것입니다만 우리 교육 현실에서는 거기에 덧붙여서 업무 추진이라고하는 행정 능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 제가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의 어느 학교에서든지 수업은 이루어지고 있을 것이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공교육 무너지는 소리가 굉음처럼 들려온다고 사방에서 아우성입니다. 학부모는 학교를 불신하고 교사는 학부모와 사회를 탓하기도 하지만 서로 비난만 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닐 것입니다.

 

수업 기술(=수업 기법), 생활지도 요령은 교사가 하루 아침에 습득하게 되는 것이 아니고 오랜 세월에 걸친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거쳐 마침내 완성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왕도(王道)가 없는 법이어서 자기화된 노우하우도 완성한 그 순간에 이미 구식이 되고 시대의 흐름에 뒤쳐질 수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상아탑을 졸업하고 교육현장에 뛰어든 초년병 교사 시절에는 용솟음치는 의욕과 새로운 학습이론으로 무장하고 수업에 나섭니다. 하지만 현실의 거대한 벽에 부딪혀 서서히 좌절하는 교사가 나타나는가 하면 부닥치는 문제점을 극복하고 나름대로 새로운 기법을 개발해나면서 점점 더 노련해지는 교사로 변화되어 가기도 합니다.

 

하여튼 아이들의 평소 행동과 생활 태도가 어우러져서 수업 시간의 분위기가 형성되거나 결정되고 수업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결국 생활지도와 수업은 상호보완하는 의미를 지닌다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더 강조하지만 학생들의 생활을 바르게 잡아두는 것은 수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생활지도가 만사는 아닙니다. 저는 분명히 앞에서 교사의 어깨에 지워진 두가지 큰 짐가운데 하나는 수업지도 기술이고 하나는 생활지도 기술이라고 이야기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 두가지는 서로 보완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어느 한쪽도 게을리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죠.

 

교육 현장을 잘 살펴보면 아무래도 생활지도를 유능하게 잘 하시는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상대하거나 수업을 해나가는데 훨씬 수월한 것 같습니다. 이제는 세월이 많이 변해서 권위와 억압으로 아이들을 누르면서 수업을 하거나 생활지도를 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선택 가능한 대안은 합리적인 설득과 자발적인 협조를 구하는 길이 아닐까요? 저는 전문적인 교육학자가 아니어서 정통 교수 이론을 갖다대지도 못하며 최신 선진이론에도 약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교육현장에서는 사람의 도리를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어떤 눈으로 아이들을 보며 어떻게 인간적으로 설득하고 지도해서 참다운 사람, 국가가 길러주기를 요구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나가느냐 하는 것입니다. 생활지도의 방법에도 그런 생각을 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스스로 알아서 하는 청소활동은 즐거운 것이지만 누가 강요하여 하는 청소는 아이들 입장에서는 강제노동 정도로 받아들입니다. 얼마전에 화장실 청소 용역을 주는 문제를 가지고 국회에서 왈가왈부한 사실이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누가 옳다 그르다 하는 문제를 떠나서 내가 생활하는 공간조차도 스스로 깨끗이 할줄 아는 능력조차 가지지 못하는 인간을 양성하는게 우리 교육의 현주소라면 그게 과연 올바른 것일까요?  청소활동에 대해서는 나중에 한번 이야기를 따로 해 볼 생각입니다만 이런 것조차 논란의 대상이 될 정도라면 교육이 지향하는 가치지향점을 과연 어디에다가 맞춰두어야 하는 것일까요?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여 시험을 보고 그 결과를 가지고 아이들의 장래를 결정하던 시기는 지났음을 누구나 다 인정할 것입니다. 그러길래 교육현장에서는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인간을 길러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요?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공교육현장과 사교육현장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얼마나 많은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을 가르치고 지식을 넣어주고 있는 것일까요?

 

교육이라고 하는 것이 학교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가르치고 있는지, 모두가 다 얼마나 진심으로 걱정하고 염려하며 교육에 임하고 있는지 심히걱정스럽습니다.

 

아침생활지도에 관한 글을 쓰다가 조금 엇길로 나갔습니다만 바람직한 인간을 기르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이 한없이 어렵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과 나아갈 길을 진지하게 고민하며 찾아보자는 것 뿐임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철저하고 올바른 생활지도를 받은 아이들은 아침에 떠들라고 해도 떠들지 않습니다. 시험을 친다고 하면 그 결과에 연연하기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최선을 다 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나는 우리반 아이들에게 우리반 성적이 전교에서 꼴찌를 해도 좋으니 바른 양심으로 부정행위 없이 최선을 다해 달라고 요구합니다. 머리에 들어 있는 실력은 그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것이므로 여러분들(=아이들)의 머리 속에 많은 실력을 쌓아달라고 누누이 부탁하며 삽니다. 그러길래 적어도 시험치는 날 아침만이라도 그들은 조용히 앉아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시험치는데 좌석을 띄우고 해야 하느냐는 식으로 얼마든지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나는 초등학교에서도 무감독 시험을 보자고 주장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제 나름대로 용어를 써서 표현하자면 명예시험제도를 도입해볼 필요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삽니다. 아이들 스스로가 문제지를 받아 간 뒤 개인의 명예를 걸고 무감독 시험을 치르고 시간이 되면 답안지를 제출하는 것이 과연 불가능한 일일까요?

 

아이들 시험조차 철저히 감독을 해야하고 분위기를 살벌하게 만들어 간다면, 초등학교 아이들 조차 시험 결과에 연연해서 부정행위를 하는 세상이라면 이미 볼장 다 본 세상이 아니던가요?

 

시험결과에 목숨을 매는 사회에서는 제가 말하는 이런 제도는 도입하기가 극히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도입하기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실현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보면 지극히 서글픈 일이고 안쓰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런 식으로 변해왔고 교육현장이 이렇게 까지 되어 버렸나싶어 한숨이 다 나올 지경입니다.

 

 

 

 조용히 스스로 공부하고 있다가 시험시간이 다가오면 책상 위를 정리하고 시험을 볼 준비를 합니다. 물론 저는 다른 학교 다른 학급의 아이들이 모두다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보다 훨씬 더 훌륭하게 잘 하리라 생각합니다. 

 

 

 

 정말 아이들은 가르치는 대로 자랍니다. 그 동안의 경험을 가지고 정의해 보건대 가르치는 대로 행동하고 가르치는 대로 반응하는게 아이들이더군요.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