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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4 중국-운남,광서:소수민족의 고향(完)

● 대리(大理) 4 - 기차표 구하기

by 깜쌤 2007. 1. 18.

 대리 성안 길모퉁이에서 나는 교회를 보았다. 지나다니면서도 못본 것 같았는데 떠억하니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속으로 들어가 보았더니 예배는 다 끝났고 어떤 여자 분이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대화를 걸어보니 놀랍게도 그분은 영어를 할줄 알았다. 그 여자분에게 물어보고 알게 된 사실인데 교인은 한 200여명이고 1분의 목사님이 사역을 하고 계신단다. 감(甘)누구누구라는 성함을 가진 이분은 아주 총명했다. 학교 다닐때 배운 것 말고는 따로 영어를 배운 적은 없다는데도 제법 이야기가 잘 되었다.

 

나중에 시장 부근에서 새로 만나 기념사진을 찍었다. 세탁업을 하는 남편도 착하게 보였다. 내외가 드물게 보는 선남선녀였다. 잘 살아가시기를 빈다.   

 

 

 

 자전거를 반납하면서 여행사 아가씨에게 기차표를 구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내일 오전 중에 곤명가는 기차표를 원한다고 했더니 알아봐 주겠다고 한다. 기차표 요금은 36원인데 커미션으로 24원을 요구한다.

 

좌석이 없으면 우리만 골탕을 먹게 되므로 좌석을 요구했더니 어디어디에다가 전화를 해보더니만 좌석이 있으니 미리 선금을 지르고 이따가 오후 6시 반 경에 받으러 오라고 한다. 결국 한장당 60원인 셈이지만 버스 요금보다는 훨씬 싸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내가 선금을 걸고 있는데 백인 청년들도 오더니 역시 같은 가격을 주고 표를 구한다. 이러니 기차역에 가면 기차표가 남아 있을리가 없다. 기차표가 이런 식으로 뒤로 빼돌려지는 것이다. 여행사에서도 커미션을 먹고 역 직원도 뒷돈을 챙길 것이다.

 

하여튼 부정부패는 사라져야 한다. 선량한 사람만 골탕을 먹어야 하는 악질적인 제도이기 때문이다. 돈을 좋아하는 중국인들 입장에서는 부패라는 것이 영원히 사라질 리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청년들도 두 사람이 들어와서 기차표를 구하는데 이 청년들은 차표 받을 시각을 확인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한마디 해줄 수밖에 없었다.

 

"중국인들과 그렇게 거래하면 당합니다. 지금 당장 차표 인수인도 시각을 확인해야 합니다. 안그러면 몇시에 받을 지를 모르기 때문에 당신들 시간사용이 불가능해지고 심지어는 기차를 못타게 되는 수가 벌어집니다."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문씨네"라는 이름표가 붙은 가게를 발견했다. 한국인 업체다. 인터넷 서비스가 좋았다. 대리에도 한국인이 경영하는 가게가 있으니 우리 한국인들의 진출 모습이 대단하다.

 

주인과 이야기를 조금 나누고 인터넷으로 고국 소식을 검색해 보았다. 그런 뒤 시 객잔에 가서는 포스트 잇(Post it)으로 메모를 남겨 둔 뒤 여행사에 가서 표를 구해서 돌아오니 두 사람이 와 있었다.

 

"ㄱ,ㅎ 선생! 내일은 기차를 타고 가는게 어떻겠소? 문제는 기차표가 있느냐 하는 것이지만..... 내가 아까 여행사에 가보았더니 표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니 한번 알아보겠소."

"에이, 깜쌤이 그렇게 이야기를 꺼낸다는 것은 벌써 기차표를 구했다는 말이나 다름없소. 돈 드릴테니 기차표 내시오."

 

와아, 이 사람들 눈치하나는 되게 빠르다. 하기사 우리가 어디 한두번 손발 맞추어 여행해 보는가?

 

그날 저녁은 ㄱ선생이 해물요리로 특별히 한번 쏘셨다. 어른 손바닥보다 더 큰 조개 요리와 생선탕을 먹었는데 특별한 맛이었다고 기억한다.

 

 

 

금화대반점 앞에서는 야간 공연이 이루어진다. 민속춤을 선보이는데 조금 지루한 감이 있다.

 

 

 

 이런 춤을 출때에는 좀 웃었으면 좋겠다. 표정이 너무 뻣뻣하니 좋은 공연도 재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내일은 하관으로 가서 기차를 탈 것이다. 곤명으로 가서 하루를 머물면서 석림을 다녀 오고는 귀국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니 일찍 자는 것이 좋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