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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4 중국-운남,광서:소수민족의 고향(完)

● 대리(大理) 1

by 깜쌤 2007. 1. 15.

 지금까지 별것 아닌 내 여행기를 읽어보신 분이라면 "론리 플래닛"이라는 이름을 자주 들먹거리는 것을 기억하시지 싶다. 여기에서 잠깐 배낭여행 안내서의 바이블이라고 일컬어지는 론리 플래닛이 추천하는 운남성 여행의 하이라이트를 살펴보기로 하자. 안그라픽스 회사에서 출간한 론리 플래닛 중국편에서 참고 했음을 먼저 밝혀둔다.

 

1. 쿤밍(곤명 昆明) - 훌륭한 요리와 굉장한 볼거리가 가득한 현대적 도시

 

2. 리장 구시가(여강 고성 麗江 古城) - 좁다란 돌길에서 나시족 문화와 역사의 일면을 훔쳐보는 매력이 낭만적인 곳

 

3. 후타오샤(호도협 虎跳峽) - 까마득한 절벽과 폭포사이의 짧은 여행

 

4. 다리(대리 大理) - 목조 건물과 포장용 판석을 깔아놓은 거리들로 둘러싸인, 느긋하게 여유를 부리며 쉬어가기에 아주 좋은 곳

 

5. 텅충(등충 騰沖) - 인근 온천과 소수 민족인 리쑤족 촌락 그리고 휴화산이 자리한 이색적인 마을

 

6. 뤼리(서려 瑞麗) - 주변의 수많은 다이교 사원들, 소수민족의 촌락들 그리고 버마산 옥을 파는 상인들로 때때로 소란스러운 국경 마을

 

7. 시솽반나(서쌍판납 西雙版納) - 다이족의 고향으로 동남아 열대지역의 풍취를 느낄 수 있는 곳

 

8. 더친(덕흠 德欽) - 티베트 버금가는 자칭 지상낙원 샹그릴라라는 마을

 

 

나는 이 여덟가지 중에서 4가지를 경험해 보았다. 빨간 색으로 표시한 지명이 내가 가본 곳이다. 마지막 추천지인 덕흠은 눈 앞에서 돌아서고 말았음을 저번 글에서 밝힌바 있다. 호도협 트래킹은 몇번이나 시도했었지만 일정과 기후가 뒷받침해주지를 못했으니 아직까지도 아쉬움만 가득하다.

 

내 나름대로 한가지를 덧붙인다면 곤명 부근의 석림(石林)이다. 석림은 다음에 소개할 예정으로 있지만 미리 맛뵈기로 사진을 한장 보여드린다. 바로 밑 사진이다.

 

 

 

  

네번째로 소개된 곳이 대리다. 중국인들은 다리 혹은 따리 정도로 발음을 하는 모양이지만 우리는 한자 발음이 더 익숙하기에 여기서는 주로 대리라고 표기하고 싶다. 어제 밤 여강의 명물 음식인 리장바바(일종의 호떡 혹은 빵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를 사먹은 우리들은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대리로 내려가기로 했다.

 

중국에서는 버스표를 가지고도 장난을 치는 것 같다. 저번에 대리에서 여강으로 올라 올때는 45원이었던 차비가 여강에서 대리까지 내려가는데 50원이고 거기다가 보험료로 3원을 붙여 53원이라고 한다. 이런 황당한 경우가 다 있는가 싶다. 그래도 버스터미널 매표소에서 사는 것이 이러니 무엇을 믿어야 할지모르겠다.

 

왼쪽 카테고리 가운데 배낭여행기 - 실크로드를 찾아서라는 곳을 보면 사천성과 섬서성 산골짜기 도시에서 당한 보험료 사건 이야기가 나온다. 그 경험 이후로 처음이지 싶다. 어쨌거나 우리는 대형버스를 타고 학경을 거쳐 대리로 내려갔다. 여강에서 대리로 내려갈때는 반드시 버스 진행방향을 기준으로 하여 왼쪽으로 앉기 바란다. 대리에서 여강 가는 길이라면 오른쪽에 앉아야 한다.

 

그래야만 학경에서 대리 가는 길에 있는 거대한 고개를 넘을 때 차창 밖으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골짜기를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절대로 놓치지 말기 바란다.  

 

  

  

 여강에서 대리까지는 약 3시간에서 3시간 반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된다. 지루하지 않은 경치를 보여주므로 줄기차게 졸거나 잠만 잔다면 어마어마한 손해가 될 것이다.

 

제일 위에 있는 사진은 대리의 상징인 삼탑사를 찍은 것이다. 3개의 탑이 있으니 삼탑사이다. 탑 뒤 배경을 보면 구름에 덮힌 산이 조금 희미하게 보일 것이다. 그 산이 바로 창산이다. 해발 고도 4000미터가 넘는 고봉들이다. 대리 시 자체가 이미 해발고도 1900여미터 높이에 있으므로 산들이 작게 보이지만 위에 올라가서 보는 경치 하나는 일품이다.

 

바로 위 사진은 삼탑사에서 반대쪽으로 아래를 내려다 본 모습이다. 벌판 너머로 산이 보일텐데 벌판과 산 사이에 거대한 호수가 자리잡고 있다. 그 호수가 너무나 유명한 이해(海 얼하이)이다. 한가지 주의할 일이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다시 저번에 보여드린 큰 지도를 새로 살펴보기로 하자. 사진의 출처는 저번에 이야기를 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한다.

 

 

 

 

                                 (지도를 클릭하면 더 큰 지도를 보실수 있습니다)

 

지도를 마우스로 눌러보면 큰 지도가 뜰 것이다. 지도의 한가운데 초록색 네모로 둘러싸인 도시가 바로 대리이다. 지금 내가 말하는 대리는 대리고성을 말하는 것이다. 진짜 대리시는 제법 큰 규모를 자랑한다.

 

현지에서는 거기를 하관(下關 샤꽌)이라하여 따로 구별하지만 모르는 관광객들은 곤명에서 대리(=하관)로 올 경우 버스나 기차가 도착하면 거기가 바로 대리인 것으로 착각하여 여관을 구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하면 손해를 보게 되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대리석(大理石)이라는 말은 누구나 한번씩은 들어보고 공부해 보았을 것이다. 지구를 구성하는 3개의 큰 암석은 화성암, 퇴적암과 변성암이라고 배웠을 것이다. 화성암이나 퇴적암이 열과 압력으로 인해 성분 변화를 일으킨 것이 변성암이고 변성암의 가장 대표적인 종류가 대리석이라고 한다나 어쨌다나......

 

대리석이라면 아무래도 유럽을 생각하게 되고 유럽 안에서도 이탈리아나 그리스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한자로 쓰는 대리석의 어원은 바로 지금 우리가 살펴보는 대리이다. 대리에서 생산되는 아름다운 무늬를 가진 돌이 바로 대리석이라고 한다.

 

사실 대리에 와서 보면 아름다운 무늬를 가진 돌을 가지고 다듬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돌 공예품이 상당히 많이 보이고 실제로 많은 관광객들이 구입하기도 하는데 여기 대리의 상징이 삼탑사, 대리석, 이해(海 얼하이), 창산이다.(이라는 글자는 삼수 변에 귀이를 쓴다)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주로 백족(白族)이다. 한자 의미 그대로 집 벽도 희고 흰옷을 입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깔끔하고 환하다는 느낌을 받는 곳이다. 대리에서 곤명(昆明 쿤밍)까지는 1999년에 기차길이 놓여져서 다니기가 조금 편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버스를 이용하는 것 같다. 중국에서 기차표를 구하는 것은 거의 예외없이 전쟁수준이다. 그러므로 기차타기가 어려운 것이다.

 

 

 

 대리는 그런 곳이다. 나보고 중국 여행지를 추천하라면 나는 당연히 운남성을 추천한다. 산을 추천하라면 황산(사실 황산은 사진으로만 구경했다)일 것이고 골짜기를 추천하라면 사천성의 구채구와 황룡일 것이며 초원이라면 내몽고 초원지대나 사천성 송판과 섬서성 난주 사이에 별쳐지는 초원지대를 권할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