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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6 동남아시아-여행자의 낙원(完)

집으로~~

by 깜쌤 2006. 12. 18.

 전철역에서 이 나라 사람들에게 용산사의 위치를 물으니 바로 곁이란다. 찾기가 쉽다. 그냥 눈을 들어 사방을 조금만 두리번거리면 찾을 수 있는 곳에 자리잡았다. 가는 길에 만난 쉼터에는 노인들이 그득그득했다.

 

확실히 이 나라도 고령화되어가는 듯 하다. 중국인들의 건강관리는 얼마나 철저한 편인가? 공원에는 아침마다 태극권 수련자들이 넘쳐나고 저녁에는 무도를 익히는 사람들로 메워진다.

 

 

 

 용산사는 타이페이에서도 인기높은 절인가 보다. 불심깊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어 나름대로의 소원을 빌고 가는 것 같다. 수련장이라기보다 소원을 이루기 위해 찾는 곳이 아닐까 싶다. 그들에게 절을 방문하는 이유를 물어보지 못했으니 확실하진 않지만 하는 행동 양식으로 보아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절 지붕엔 용들이 사방에서 꿈틀거렸다. 용에 대한 관념만큼 동서양에서 차이가 나는 상징물도 드물지 싶다.

 

 

 

 벽에도 용이 감고 있다. 황색과 붉은 색이 번쩍거리는 중국 전통의 색감은 빗속에서 번들거리기만 했다.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그런지 나에게는 무서움으로 다가 왔다.

 

 

 

 절 입구 오른쪽에는 인공 폭포가 있다. 폭포수가 흘러내리는 곳에는 비단잉어떼들이 유유자적하게 놀고 있다.

 

 

 정말 놀고 있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 향촉을 피운 뒤 향을 사르느리고 정신이 없다.

 

 

 

 온 사방에 초가 타는 냄새가 가득했다.

 

 

 향타는 냄새도 빗속에 녹아들어 온 사방에 진동하는 것이다.

 

 

 

비가 내리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자기 소원을 빌기에 바쁘다. 어떤 기원인지는 모르지만 모두 다 행복하고 건강하시기를 빈다.

 

 

 

 절 구경을 하고 나오자 사방이 완전히 캄캄해졌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오늘 하루는 정신없이 바빴다. 타이페이 핵심을 본다고 돌아다녔지만 못가본 곳이 너무나 많다. 결국 수박 겉만 핥은 꼴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본 여행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이다. 이젠 어느 정도 여행에 대한 경험이 있기에 나름대로 사물을 볼 줄 아는 식견을 눈꼽만큼 가지게 되었다고는 해도 이런 식으로 본 모습을 가지고 타이완에 대해 아는 척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저녁은 용산사 부근의 시장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중국식 뷔페를 먹을까하다가 화꺼를 먹기로 했다. 다른 여행기에서 잠시 소개한대로 화꺼는 중국식 샤브샤브 요리라고 보시면 된다.

 

우리가 찾아서 들어간 곳은 손님이 거의 없어서 텅 비어있었다. 주인이 영어를 할줄 몰라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재료를 우리가 선택하면 알아서 가져다 준다는 것으로 이해가 됐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표를 가져다 주는데 먹고 싶은 것을 표시하면 재료를 자져다 준다. 숫자는 음식 가격을 의미한다. 대륙식 화꺼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다. 공통점이라면 육수를 끓인 뒤에 재료를 넣어서 익혀 먹는다는 것이다.

 

정말 배가 터질 지경에 이르도록 먹었다. 거하게 한번 먹고나자 세상이 더욱 더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돈으로 8000원 정도의 식사라고 보면 된다. 우리가 들어가고 난 뒤에 식당에는 손님들이 넘쳐서 곧 만원이 되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더욱 더 흐뭇했다. 아마도 이 부근에서는 알아주는 음식점인가보다.

 

주인 내외가 모두 친절했다. 주인에게 대륙에서 먹어본 것 보다 훨씬 더 맛있다고 한자로 써서 칭찬을 해주었더니 얼마나 기분 좋아하는지 모른다.

 

 

 

 다음날 새벽 4시 반에 일어났다. 짐은 어제 저녁에 다 싸두었으므로 몸만 나오면 된다. 5시경에는 호텔에서 나와 새벽길을 걸어 타이페이 중앙역 남문 건너편 부근에 자리잡은 국광여객 사무실로 향했다. 

 

부지런한 중국인들이 아침잠에서 깨어나 새벽을 열고 있었다. 새벽에 승차장을 못찾아 헤매고 다니면 곤란하므로 어제 저녁에 우리들은 위치를 미리 확인해 두었던 것이다. 무슨 일이든지 미리미리 준비하고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중정 공항으로 향하는 첫차가 다섯시에 있고 15분 간격으로 배차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틀 전 밤에 시내로 들어올때는 한시간 10분이상이 걸렸지만 아침에는 45분 만에 공항에 도착했다.

 

 

 

 시내 여러 곳을 거치며 손님을 태우고 오는데도 그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보면 공항이 그렇게 멀지만은 아닌 것 같다. 이 정도 시간이면 준수하다.

 

 

 

중정 공항은 두개의 터미널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사전에 잘 살펴두어야 한다. 우리가 타는 비행기는 차이나 에어라인이므로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자기들 항공사의 본거지가 될 것이니 제 1터미널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걸 알고 있어야 버스에서 내리는데도 편하다.

 

항공권을 잘 살피면 다 표시가 되어 있는데도 내가 어리버리해서 미리 기억을 못해둔 것이다. 나이가 드니 한번 본 것도 잊어버리는 것은 다반사고 어제 있었던 일도 기억이 안나니 이젠 다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슬픈 일이다.

 

돈 계산을 해보니 타이완 여행은 처음 계획했던 10만원을 다 못쓰고 8만원 정도로 끝냈다. 남은 돈을 달러로 바꾸기 위해 나는 비행장안을 35분간이나 걸어서 환전해 왔다. 종자돈을 조금 남겨두어야 다음 여행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기를 쓰고 아끼고 절약해둔다. 돈 좀 풍족하게 써봤으면 여한이 없겠다.

 

  

 

 시차를 포함해도 3시간 반 정도면 서울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기내식은 준다. 8시반에 이륙한  비행기이니 아침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인천에 도착하여 짐을 찾고.....

 

 

 

 공항버스를 타고는 서울 시내로 들어온다. 다음에 나갈 때는 공항으로 연결되는 전철을 이용하게 될 지도 모른다.

 

 

 

 한강변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수도 부근에 이렇게 아름답고 큰 강이 있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그렇게 14번째 배낭여행은 끝을 맺었다. 어리버리하게.......

 

 

 

어리

버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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