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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6 동남아시아-여행자의 낙원(完)

타이페이 6

by 깜쌤 2006. 12. 17.

 손중산(孫中山)이라는 분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으리라고 생각한다. 워낙 유명한 분이어서 예전엔 우리나라 교과서에도 많이 소개되었던 분이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이번엔 다른 이름을 대어 본다.

 

손문(孫文 쑨원 1866-1925)은 아실 것이다. 그 분의 이름은 문(文)이고 호는 일신(日新) 혹은 일선(逸仙)이다. 중국 남부 광동성 출신이다. 그의 고향은 현재 중산(中山)시로 불리고 있다.

 

이 분은 중국과 타이완에서 동시에 존경을 받는 아주 특이한 분이다. 청을 몰아내고 민국 건국의 기초를 놓은 양반이어서 그런가 보다. 그 분의 기념관이 타이페이 시청사 앞쪽 너른 터에 자리잡고 있으므로 한번은 가볼 만하다.

 

 

 

 쉽게 말해서 국부(國父) 기념관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터키의 케말 파샤 같은 존재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승만 대통령이 자유당 집권 시절엔 국부 정도로 존경을 받았지만 지금은 영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가 어렸을때만 해도 우리집에도 '우남(雩南)노선'이라는 책이 있었다. 이승만 박사의 호가 우남이었던가? 어른이 없는 집안이 불행하듯이 존경받는 인물이 없는 국가는 더욱 더 불행하다.

 

지구 동쪽에 있으면서 예의를 엄청 차리고 살아왔다는 어떤 나라에서는 지방에 따라 존경하는 인물이 너무 차이가 난단다. 참 웃기는 짓이다. 한쪽에서 사랑받는 인물이 다른 어떤 지방에서는 비웃음의 대상이 되는 희한한 짓거리를 예사로 하는 것을 보면 그 나라 사람들은 속이 좁아도 너무 좁다는 것을 느낀다.

 

그 나라보다 훨씬 더 넓은 국토를 가지고 있는 그 어떤 이웃 나라에는 되놈들이라던가 짱꼴라라고 하던가 하는 별명을 가진 사람들이 산다던데 그 나라에서는 나라가 달라도 공통으로 존경받는 인물이 있다고 한다. 

 

지방에 따라 서로 인물 평가를 달리하는 그 나라를 평소에 우습게 봐왔는지는 몰라도 외교관 여권을 가졌다고 음주 측정을 8시간씩이나 거부하는데도 예의를 중요시 한다는 어떤 나라에서는 따끔하게 혼내지도 못했다니 지나가던 뭐도 웃을 일이다. 

 

"오호, 통재라"

 

 

   

 민족, 민권, 민생! 이 세가지가 삼민주의의 핵심인 모양이다. 중국과 타이완은 나름대로 삼민주의를 자기들 유리한데로 해석하여 따로 계승한 모양이지만 그런 새로운 사상을 만들어 내었다는 것만은 대단한 일이 아닌가 한다.

 

  

 사실 나는 쑨원의 일생에 대해 교과서에 나오는 초보적인 지식 그 이상은 모른다. 그러니 나같은 범부가 함부로 이렇다저렇다 하는 식으로 이야기 할 처지가 못된다.

 

 

 

 자세히 보면 인물도 출중하다. 타고난 인물 뿐만 아니라 사상과 경륜도 일세를 풍미할 만큼 뛰어난 인물이었던 모양이다.  

 

 

  

 그런 인물을 모신 기념당이니 만큼 위병들이 근무하며 엄숙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왠지 은근히 부러워졌다.

 

 

 

 갑자기 어떤 물체로 바닥을 치는 웅장한 소리가 들려 가보았더니 위병 교대식을 거행하고 있었다. 위병 교대식을 본 뒤 우리들은 여러 방과 층을 다니면서 이모저모를 살펴 보았다.

 

 

 

 그러다가 한곳에서는 서예 실습까지 했다.

 

 

 

 이 분은 대단한 필력을 자랑하는 모양이다.

 

 

 전시관으로 통하는 입구이다.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한쪽 방에서는 서예를 외국인들에게 실습해보도록 권하고 있었다.

 

 

 

 얼떨결에 붓을 들고 어설프게 흉내를 내지만 일필휘지가 아니라 엉금엉금 기어나가는 꼴이 되고 만다.

 

 

 

 

 그래, 타고난 재주와 능력이 그것뿐이니 어쩌랴? 내 재주가 메주인 것인데 누구를 탓하랴?

 

 

 

 중산기념관을 나온 우리들은 이제 용산사를 찾아가야 한다.

 

 

 

 중산공원 안에 자리잡은 중산 기념관을 나온 우리들은 지하철을 타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자하철 시설은 으리으리하다.

 

 

 

 

 대만 지하철만 해도 제법 짜임새가 있고 규모도 크다. 여기서 나는 어리버리의 극치를 선보였다. 잘못 착각하여 엉뚱한 곳에서 내려 버리고 만 것이다. 그 바람에 우리 팀은 두 패로 갈라지고 말았지만 워낙 센스가 넘치는 사람들이라 당황하지 않고 다음 역에서 내려서는 돌아오는 차를 타고 무사히 찾아왔던 것이다.

 

아이들 같았으면 울고불고 난리가 났겠지만 세상살이를 조금 해본 분들이라서 그런지 우리가 짐작하는 똑같은 생각을 하고는 유유자적하게 찾아온 것이다. 그리하여 다시 합류한 우리들은 용산사에 찾아갔는데.....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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