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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시험칠때도 떠든다는데 2 - 자습시간을 조용하게

by 깜쌤 2006. 12. 11.

 

아침에 교실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책가방을 정리하게 합니다. 아이들 개인에게는 사물함이 주어져 있고 개인별 책꽂이가 다 따로 있으니 책을 꽂는 공간은 충분합니다. 사진의 오른쪽 위를 보시면 아이들이 개인별로 쓰는 화일 박스가 보일 것입니다.

 

학년초에 하나씩 가지고 오게 해서 적당한 장소에 배치해두고 자기 책을 꽂아두게 해둡니다. 물론 졸업할땐 돌려보내주죠. 환경구성 요령에서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졸업시즌이 되면 우리 교실에는 개인 물건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게 됩니다.

 

가방에서 책을 꺼낸 뒤 책상 속에 차곡차곡 정리해두고 제출해야할 과제물들은 교사용 책상위에 미리 내어두게 합니다. 일기장은 월요일에 7명, 화요일에 7명 하는 식으로 정해두었으니 남들이 볼 수 없도록 교사용 책상위에 마지막 쓴 부분을 펴서는 엎어서 제출해두면 되고 다른 과제물들도 책상위 적당한 공간에 차곡차곡 내어두도록 훈련시켜 둡니다.

 

이때 반드시 발소리를 내지 않도록 훈련시켜 두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요즘 아이들은 남을 배려할 줄 모르므로) 남이 조용히 책을 보는데 시끄러운 발소리를 내며 걸어다닐 것입니다. 교사용 책상 앞으로 걸어나올때도 그냥 나오게 하면 혼란스러우므로 제일 왼쪽줄(교사가 앞에 서서 보았을때)이 있는 통로로 나와서는 자기 줄이 있는 통로로 들어가도록 합니다. 한꺼번에 아이들이 몰려나올때는 그게 훨씬 효과적일 것입니다.

 

아이에 따라서는 늦게 등교하여 교실에 들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름철의 경우 우리 학급 아이들은 아침 8시 15분까지 교실에 들어오게 되어 있습니다. 정해진 시각보다 늦게 들어오는 경우는 교실에 들어오지 말고 밖에서 책을 보고 있으라고 해둡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경우 아이의 인권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아이들의 인권도 존중되어야 하고 소중한 개인의 권익은 우대받아야 하며 인권 침해를 받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약속시간을 어긴 것에 대한 벌칙은 필요한 법입니다. 늦게 온 아이가 교실에 들어와서 발소리를 내며 돌아다니거나 소음을 발생시킨다면 다른 아이들에게 엄청 피해가 가게되므로 청소시간까지 들어오지 말고 밖에서 책을 읽으라고 해두는 것이죠.

 

이때 주의할 일은 늦게 온 아이들이 수치심을 느끼도록 하면 곤란하다는 것이고 마음대로 떠들도록 방치하면 절대로 안된다는 것입니다. 마음대로 떠들면 다른 반 아이들에게도 피해가 가므로 조용히 책을 보라는 것이죠. 너무 오래 밖에 세워두는 것도 금물입니다.

 

 

교사에게는 아이들을 항상 확인해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형편에 따라서는 아이가 학교에 늦게 올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므로 슬며시 사유를 물어보고 타당하다고 생각되면 교시에 들어가도록 하는 것도 아이들 지도의 한요령이 될 것입니다.

 

이제 교실에 들어왔고 책상 속도 정리했고 제출할 것도 다 했다면 자기 할일을 하는 순서만 남아 있습니다. 저는 아침 시간에 아이들이 무슨 과제를 하든 무슨 책을 읽든 관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보는 책의 종류만은 유심히 살펴서 지도를 해둡니다.

 

유해한 책을 보는 것은 곤란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우리나라 단편소설을 보기도 하고 세계 명작 다이제스트 작품을 보기도 합니다. 고전 작품에 관한 지도를 조금만 해두면 아이들은 쉽게 찾아서 읽습니다.

 

  이 정도로만 지도해두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조용해집니다. 물론 그래도 자기 잘난척 하는 아이들이 있어서 분위기를 흐리게 하기도 합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그런 행동에 관해서는 철저히 통제를 해야 할 것입니다.

 

보통 학급에서는 떠드는 아이들 이름을  학급회장이나 부회장이 나와서 칠판에 적어두기도 하는데 그런 방법은 구식일 뿐더러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합니다. 그런 방법 자체가 완전히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효과적으로 조직적으로 써야 한다는 이야기이니 오해는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글을 보시는 선생님들이나 학부모님들께서는 학창 시절에 한번씩은 그런 경험을 다 하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식으로 아이들을 통제하는 것은 학급회장이나 부회장에 대한 반감을 조성하는 원인이 되기도 할 뿐더러 학급간부들의 자의적인 행동에 대해 아이들이 원성을 가지게 되는 크나큰 이유가 되어 간부들이 왕따를 당하게 되는 구실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바쁩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은 자기 시간을 뺐기는 것에 대해 아주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아이들은 그만큼 손해를 보게 하면 됩니다. 오후에 남아서 조용히 책을 보게 하거나 다른 청소를 더 하게 해도 되고 피해를 끼친 만큼 휴식시간을 제한해도 되며 벌점을 주어도 됩니다. 방법은 무궁무진하게 많이 있을 것입니다. 

  

하여튼 그런 식으로 아이들을 다루어 나가면 이내 조용해지고 잠잠해지게 됩니다. 특히 중요한 것이 있는데요, 그것은 행동을 모범적으로 잘 하는 아이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상찬을 하고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못하는 아이들을 꾸중하려고 하지말고 잘하는 아이들을 격려하고 칭찬을 하며 상찬하기를 먼저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런 뒤 못하는 아이들에게 따르게 해보면 효과는 만점일 것입니다. 이때 아이들이 비교당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하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아이들을 보는 눈을 바꾸면 교사 자신도 편해집니다. 교사는 단순한 지식의 전달자가 아닙니다. 이는 중고등학교 학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학교와 학원을 비교해서 학교 선생님들이 실력이 없다고 비판을 하기도 합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간과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학교는 아이들의 인성을 함양하고 능력을 계발하며 실력을 끌어올리는 곳이지 시험 성적 향상만을 목표로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인격적으로 대해주면 아이들도 교사를 저절로 존경하게 됩니다. 아이들을 보는 눈을 바꾸면 교사 자신이 변하게 될 것입니다. 아이들의 장점을 찾아내고 잘하는 점을 보려고 노력하면 그만큼 많이 보이게 됩니다.

 

그러므로 학급간부들에게 못하는 아이들을 조사해서 적으라고 하지 말고 잘하는 아이들, 자습시간 태도가 우수한 아이들을 이야기 해달라고 하십시오. 그런 권리를 회장부회장들에게만 줄 필요가 없습니다. 행동을 잘하는 친구가 있다면 어느 누구라도 교사에게 이메일을 보내도록 부탁하기도 하고 일기장에 써서 내라고 이야기를 해보십시오. 반응이 달라질 것입니다.

 

누구누구가 아침 시간에 책을 보는 태도가 좋다는 이메일이 왔다고 칩시다. 이때 잘못하면 칭찬의 대상이 되는 아이만을 격려하는 우를 범하기 쉽습니다. 칭찬을 한 아이도 당연히 같이 칭찬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얼마 안가서 곧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영악해서 자기들끼리 짜고 서로 칭찬해 주는 일도 벌어집니다. 교사는 이런 행동을 잘 구별해야 합니다.

 

교사라는 직업은 아주 특이해서 지식의 전달자이면서도 특기 계발자이기도 하고 동시에 학급내의 재판관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잘못한 행동을 했을 때 교사가 가져야 할 행동 요령에 대해서는 다음에 따로 글을 쓸 생각입니다.     

 

 

조용히 책을 보고 있다가 일정한 시간이 되면 간단히 아침 청소를 한 뒤(학교나 학급 형편에 따라서는 안할수도 있습니다) 하던 일을 계속하게 합니다. 아침 청소문제는 학교 전체의 시정표와 맞추어 나가면 될 것입니다.

 

예전에는 학교 경영자가 아침 자습문제를 칠판에 제시하게 했습니다. 제시하지 않고 퇴근했을 경우 교무회의에서 비판섞인 꾸중을 하기도 했고 지적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어느 정도 철이 들고나서 부터는 나는 그런 지시를 수용할 수 없었습니다.  

 

나는 아이들에게 어지간하면 거의 자습내용을 제시하거나 지시하지 않습니다. 그냥 책을 보는 분위기만 만들어주고 나머지는 아이들에게 재량권을 행사하도록 넘겨 줍니다. 위에서 이야기한대로 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조용히 앉아서 책을 볼까요?

 

어느 정도 효과는 있습니다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을 지도한다는 것이 어렵고 힘드는 것이죠. 우수학생들만 모인 특별한 학교라면 가만히 놓아두어도 아이들 스스로가 해내지 싶습니다만 초등학교의 경우에는 절대로 교사 마음대로 아이들이 따라오지 않습니다.

 

 

(다음 글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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