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06 동남아시아-여행자의 낙원(完)

티오만 9 - 낙원 엿보기

by 깜쌤 2006. 9. 29.

그러니까 이번에는 테켁 쪽이 아닌 몽키 베이 쪽으로 가는 길을 따라 나서는 것이다. 그쪽 방향으로도 꽃들이 가득하다.

 

 

 

우리와 같이 도착한 일본인 청년 둘은 이 부근에서 다이빙을 배우고 있었다. 일본인 전문가에게 개인 교습을 받는 것을 보니 부럽기도 했다.

 

 

 

워낙 외국인들이 많이 찾아서 그런지 조경을 소홀히 하는 집은 한군데도 없다. 모두들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산에서 내려오는 작은 개울 하나마다 다리를 놓고 예쁘게 꾸며 두었으니 낙원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쪽으로 오면 각각의 게스트 하우스 앞에는 작은 해변이 조금씩 등장한다.

 

 

 

제일 끝머리 부근에는 제법 아담한 해변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는 산이 나타나는데 여기서 멈추고 돌아서버리면 손해를 본다. 이제는 산길로 올라가는게 좋다. 그런데 갑자기 '빠악' 하는 어떤 것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비명소리가 하늘을 갈랐다.

 

 

 

정신이 번쩍 들어 살펴보니 야생 원숭이들이 코코넛 열매를 따서 던져버린 것인데 사람 머리 만한 코코넛이 대포알처럼 알아가서는 저 바위에 부딪혀 깨지는 소리가 난 것이다.

 

"빠악"

 

만약 사람이 정통으로 맞는다면 사망에 이르고도 남을 것 같다. 코코넛을 던진 원숭이 녀석들이 야자수 꼭대기에서 이빨을 드러내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던 것이다. 등골이 서늘해지며 간이 오그라드는 느낌이 들었다.

 

 

 

가슴을 진정시킨 나는 정신을 차리고 마지막에 자리잡은 게스트 하우스를 둘러 보았다.

 

 

 

대단하다. 이집은 유난히 입구가 돋보인다. 여기와서 묵을 것을 그랬나 보다.  

 

 

 

군데군데 자리잡은 샬레마다 꽃으로 덮여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집이니 조용하기도 하고 조금 높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으므로 전망도 좋았다.

 

 

 

이런 곳에 묵어야 하는데......

 

 

 

산으로 올라가는 길엔 꽃들이 늘어졌다.

 

 

 

바닷물이 빠진 시각이어서 그렇지 물이 들어온다면 꽤 경치가 괜찮은 곳이다.

 

 

 

부겐빌리아가 아름답게 피어 있다. 꽃 사이로 내다 보이는 경치는 혼자 즐기기가 아까울 지경이다.

 

 

 

 

산 끝자락에 이렇게 아름다운 게스트 하우스가 자리잡고 있는 줄도 모르고 우리는 중간쯤에 묵은 것이다. 바보같이..... 그것은 내가 판단을 잘못한 것이니 할말이 없다. 

 

 

 

오전에 우리들은 저 멀리 보이는 산을 넘었던 것이다.

 

 

 

부겐빌리아 꽃이 없는 열대지방은 상상하기조차 싫다. 태국의 후아힌에 가면 이 나무로 각종 짐승 모양을 흉내내어 다듬은 특급 호텔이 있다.

 

 

 

일광욕을 즐기는 백인 커플들이 낙원의 한때를 장식하는 주인공들처럼 느껴진다.

 

 

 

참 나.......

 

 

 

이만하면 멋진 곳에 자리잡은 여관들이 아닌가?

 

 

 

 

 

저 멀리 보이는 산밑에 비행장이 있고 학교가 자리잡고 있다. 거기가 테켁이다.

 

 

 

나는 여기서 사진을 찍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해는 서서히 기울어지기 시작하는데......

 

 

 

다시 산길로 올라선 나는 부지런히 걷기를 시작했다. 한 10여분 걸었을까?

갑자기 흰색 버팀대 위에 올라앉은 샬레가 나타났다.

 

 

 

여기다. 우리가 묵고 있는 여관에서 보면 하얀 기둥들이 보이던 곳이 바로 여기다.

 

 

 

바다쪽으로는 큰 바위들이 누웠고 파도도 거칠어 보여서 처음에는 실망감이 앞섰지만 그것은 나의 오산이었다.

 

 

 

산으로 간신히 붙은 자그마한 길을 따라서 더 들어가자 본격적으로 샬레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 와서 보니까 우리가 머무는 샬레는 아무것도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돈을 한푼 더 주더라도 이런 곳에 와서 머물러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산비탈에다가 시멘트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숙소를 만들어 올린 것이다.

 

발코니에서 보면 이웃 해변이 훤하게 다 보인다. 멋진 곳에 자리 잡았다. 이런 곳을 차지한 주인의 안목이 돋보였다.

 

 

 

우리나라 같으면 환경이 어쩌니 안전이 저쩌니 하며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았을 곳이리라. 여기 묵는 손님들은 거의 다 백인들이다. 얼핏 봐도 부티가 난다. 나같은 빈티는 눈닦고 봐도 없다.

 

 

 

산길 곳곳에 이정표를 만들어 세웠다.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나무로 배가 접안할 수 있는 간이 부두도 만들어 세웠다.

 

 

 

이정표를 디자인 한 솜씨도 보통이 넘는다. 파란색은 자기들 숙소 안내판이고 빨간 색은 다른 비치나 지명을 안내하는 것이다.

 

 

 

꽃을 가득 심어서 낙원의 일부처럼 만들어 두었다.

 

 

 

작은 산길이지만 안전 시설을 해두었고......

 

 

 

목조 부두엔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자세히 보면 다이빙과 스노클링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그것 참..... 이런 식으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절실히 깨닫는다. 그러므로 사람은 자꾸 봐야한다.

 

 

 

몽키 비치는 이쪽으로 가면 되는구나. 내일은 그 해변에 한번 가봐야겠다.

 

 

 

 

 

갈수록 태산이라더니..... 볼수록 아름다운 숙소였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