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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초등학교 선생도 교실에서 얻어맞는 세상이라니...... 2

by 깜쌤 2006. 7. 28.

 

<저번 글 계속입니다>

 

오늘은 점잖치 못한 소리부터 먼저 해보겠습니다.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옳은 것은 아닌 줄 알지만 어쩔수 없이 해보는 것이죠.

 

"아이 C8, Zolla Zzang Na Ne. 저 년만 보면 제섶서(재수 없어)."

 

언젠가 수업시간에 여자 아이가 친구에게 돌리는 종이를 보고 확인한 내용입니다. 나는 이런 종이를 압수(?)할때도 말없이 손만 내밉니다. 교사가 흥분하는 것은 별로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런 대화가 이루어진다면 아이들의 반응은 어떨 것 같습니까?

 

교사 - "야, 너 지금 수업중에 뭐하고 있는거야.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뭘 돌리는 거야. 빨리 가져와. (조금 소리를 높여)안가져와? 좋은 말 할때 가져오는게 좋을 걸. (큰 소리로)그래도 안가져오고 뭘해. (고함을 지르며)가져 오란 말야 이 자식아."

아이 - "(삐딱하게 째려보며) 선생님! 우리한테 짜식아라는 그런 소리는 하지 마세요."

 

이럴 경우 우리는 이미 벌써 대화의 본질이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애시당초 문제는 아이가 수업시간에 종이 쪽지를 돌린다는 것이었는데 문제의 핵심은 잊혀지고 다른 문제가 핵심으로 등장한 것입니다.

 

교사 - "이 자식 말버릇봐라. 야 임마, 그게 선생님한테 할 소리야?"(교사가 학생에게 말할 버릇도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대화가 이루어지면 이미 볼장은 다 본 것입니다. 파장밖에 남은게 없습니다. 부부싸움을 자주하는 부부는 이런 식으로 대화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자존심이 있는 아이라면 울컥하는 기분에 반항할 수밖에 없도록 상황이 만들어져 간 것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나는 그런 경우 아이에게 다가가서 조용히 손을 내밉니다. 나는 아이들에게 항상 교사의 눈을 보도록 강조를 해두었으므로 아이들은 거의 언제나 나를 보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조용히 다가가서 손을 내밀면 어지간한 아이는 거의 가지고 있던 종이를 내어놓게 마련입니다. 위에서 인용한 그런 내용이 적혀있더라도 그 자리에서 아이를 망신줄 필요가 없습니다.

 

"아니? 이자식봐라. 이게 뭐야. 이런 내용을 종이에 써서 수업시간에 돌려?"

 

그런 식으로 말하기 보다는 종이를 그냥 조용히 주머니에 넣고 하던 이야기를 계속하는게 낫습니다. 그리고 부드럽게 한마디만 합니다.

 

"쉬는 시간에 나 좀 보자."

 

 

 

마음이 여린 아이라면 수업 끝나는 시각까지 부담스러워합니다. 아이는 선생님이 어떤 벌을 내릴지 어떻게 나올지 생각하면서 압박감에 시달리게 되죠. 사실 그런 아이는 꾸중할 필요도 없습니다. 벌써 마음 속으로 받을 벌을 다 받은 것입니다.

 

어떤 아이들은 문제의 종이를 넘겨주지 않고 망설입니다. 그럴땐 제 손가락을 꼽아갑니다. 5초 시간을 준다는 것이죠. 보통 아이라면 마지막 손가락을 꼽기 전에 순순히 종이를 내어 놓습니다. 이럴 경우 말로 해도 됩니다.

 

"5초간 여유를 준다. 5초 뒤에 벌어지는 일에 대한 책임은 네가 져야 한다. 하나, 둘, 셋, 넷,(망설임 없이) 다섯!"

 

이렇게 서슴없이 헤아려나가야 하는데 마음 약한 사람들은 넷이라고 말한 그 다음에 결정적인 실수를 하게 됩니다.

 

"네에~~~ㅅ. 넷 반, 넷 반의 반!"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이미 교사로서 아이에게 진 것입니다. 그런 선생님들은 그 순간 이미 아이에게 심리적으로 굴복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교사는 절대 그렇게 하면 안됩니다. 학부모도 자기 자식을 다룰때 마찬가지고 군대 지휘관이라면 더욱 더 단호하게 나와야 합니다. 말로 다섯을 헤아렸든지 손가락을 꼽았든지 간에 그 다음 태도는 단호해야 하죠.

 

"난 너에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런데 그 기회를 버린 것은 너다. 그러므로 너는 이 시간 수업이 끝난 뒤에 선생님 책상 옆 자리 교실 마루 바닥을 5분간 닦는다. 그런 뒤에 다시 너에게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쉬는 시간에는 아이를 불러 조용히 교실 마루바닥을 닦도록 시킵니다. 그런 것도 교사가 나서서 마루바닥을 닦도록 시킬 필요가 없습니다. 말만 해두고 볼일 보러 가면 됩니다. 반항심에서 안닦는 아이도 당연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도 교사는 흥분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그 다음 수업시간에 간단히 확인해보면 됩니다.

 

"누구누구 마루 바닥 닦았니? 닦는 것 보았니?"

 

'아니오'라는 대답이 나오면 다시 한번 더 시키면 됩니다.

 

"너는 아까 하라고 한 일을 하지 않았다. 무슨 특별한 사연이 있으면 변명해보기 바란다. 변명할 수 있는 기회를 지금 준다."

 

아이가 아무말 없으면 다시 한마디만 더해 줍니다.

 

"너는 아까 하라고 한 일을 하지 않았으므로 오후에 남아서 7분간 닦기 바란다. "

 

 

 

제가 지금까지 한 말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아이를 다룰때 무섭게 윽박지르지 말고 시종일관 같은 자세로 담담하게 끈질기게 대하라는 것입니다. 오후에 7분간 닦게 한 뒤 다시 종이를 확인한다는 식이죠. 그렇게 나오면 보통 아이들은 거의 다 두손을 들고 맙니다.

 

문제의 종이를 확보한 뒤 나는 디지털 카메라도 사진을 찍어둡니다. 그 사진 자료는 내 개인 컴퓨터에 저장시켜 두거나 나혼자서만 접근해서 보는 인터넷 비밀 카페에 올려두기도 합니다. 그런 뒤 나중에 학부모를 면담할 때 자료로 쓰겠다고 나오면 거의 모든 아이들은 두손들고 항복하고 맙니다.

 

이런 방법이 꼭 맞는 방법은 아니겠지만 항상 차분하게 조용조용히, 그러면서 치밀하게 나오면 아이들은 교사에게 반항할 생각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다시 이야기를 제일 앞으로 돌리겠습니다.

 

"누구누구, 컴퓨터 게임을 하더구나. 재미있는 모양이지? 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지. 그걸 빠져 나와서 수업에 참여할 것인지 아니면 오후에 남아서 나에게 혼이 날것인지 네가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결심할 수 있는 시간은 5초!"

 

어지간하면 게임을 끝낼 것입니다. 아이를 다루는 왕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항상 아이들을 인정해주고 격려해주되 잘못된 모습에 대해서 교사는 단호한 자세를 가져야 하고 정확하게 맺고 끊어야 하며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자세는 어느 조직이나 다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다음 글에 계속>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