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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초등학교 선생도 교실에서 얻어맞는 세상이라니...... 1

by 깜쌤 2006. 7. 24.

 

제목만 보고 판단을 하면 요즘 세상살이는 막나가는 아이들이 교실에서 활개쳐서 학교가 무법천지로 변한 것인줄로 오해를 하실 수도 있지 싶습니다. 얼마전에 정말 황당한 뉴스가 하나 떴습니다. ㄱ신문에 보도된 기사를 그대로 옮겨서 소개하면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21일 경기 수원 ㅇ초등학교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10시쯤 이 학교 컴퓨터실에서 ㅇ군(12·6학년)이 “수업 중에 컴퓨터 게임을 하지 말라”며 제지하는 담임교사 ㄱ씨(30·여)의 얼굴을 손으로 한차례 때렸다. ㅇ군은 이어 ㄱ교사에게 심한 욕설을 하며 교실 밖으로 뛰쳐 나갔고 수업은 중단됐다.

당시 ㄱ교사는 수업 시작 전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던 학생들에게 “게임을 중지하고 수업을 하자”고 해 다른 학생들은 게임을 중지했으나 ㅇ군은 이를 무시한 채 게임을 계속해 재차 제지하다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 이후 ㅇ군은 다른 반으로 옮겨 수업을 받고 있으며, 학교측은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되면 구체적인 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젠 정말 막가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일어나서는 안될 사건이 일어난 것이지요. 네티즌들의 댓글을 분석해보면 아이의 행동에 대해 개탄하는 내용과, 이런 사건은 일부 중고등학교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알았지 초등학교에서 발생하리라고는 꿈에도 몰랐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이제 기사를 근거로 하여 상황을 대략 (나름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수업장소가 컴퓨터실이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수업은 재량시간 영역 중에서 정보생활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아닐수도 있겠지요. 어쩌면 실과 시간일 수도 있지 싶습니다. 뒷부분에 컴퓨터 단원이 나오기 때문에 미리 당겨서 수업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매체 기사를 종합해보면 사건의 핵심인물은 6학년 남학생이고 덩치가 컸다고 합니다. 이는 이미 물리적인 힘의 역학관계에서 교사가 밀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현상은 일반적입니다. 요즘 아이들이 오죽이나 체격이 좋습니까?

 

교사가 아이들보다 덩치가 크고 힘이 좋아야만 아이들 통제가 이루어질 수 있다면 이것은 벌써 교육의 기틀과 인간사회의 기본 인륜이 망가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지경이 된 것은 문제가 된 아이를 가르친 교사 한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 분위기가 그렇게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컴퓨터 수업시간에 게임을 했다고 하는데 프로게이머가 되겠다고 장래 희망을 밝히는 아이들이 상당수인 요즘, 아이들이 교사의 눈을 피해 게임을 한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일이며 또 예견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이런 일은 대한민국의 어떤 학교 컴퓨터 수업시간에도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일 것입니다.

 

나는 이쯤에서 교사의 입장에서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을 나름대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나는 먼저 우리 선생들의 아이들에 대한 평소의 지도방법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 일의 도리요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뒤에 학교와 학부모, 그리고 사회와 교육당국의 문제를 짚어나가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습니다.이는 어디까지나 교육의 1차적인 주체는 아이와 교사이고 대부분의 교육 활동은 아이들과 교사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이라면 여학생들 가운데는 여교사들보다 훨씬 더 체격이 좋고 신체적으로 성숙한 아이들이 있는 법입니다. 남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아이들 가운데에는 남자 교사들보다 신체적인 조건면에서 월등하게 우수한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가지고 물리적인 힘만으로 아이들을 통제하고 가르치고 지도하려고 덤비면 그르치기 십상입니다.

   

 

 

 

우리는 2002년에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을 월드컵 4강까지 끌어올린 히딩크 감독이 우리 선수들에게 경기 내내 집중력을 가지라고 끊임없이 강조하는 모습을 보아왔습니다.      

 

나는 그런 법칙이 교실 수업현장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수업에 임하는 자세가 부실하고 과제를 바로 해오지 않는 것은 물론이며 옆자리 학생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혀 흔히 말하는 주의산만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제 경험을 보아 교사가 아이들의 시선과 행동을 한곳에 집중시키는데 성공한다면 학교 생활의 두 핵심 축인 학습지도와 생활지도 두 부분에서 이미 거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의 집중력을 키우는 방법에 관해서는 이 카테고리 속에서 벌써 몇번씩이나 이야기한 사실이 있으므로 새삼스럽게 다시 거론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학습장면에 정말 집중한다면 적어도 초등학교 교실에서는 아이들이 교사의 통제를 벗어날 정도로 함부로 행동은 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혹시 우리 교사들이 아이들과 대화하는 기술 자체가 부족한 것이 아닐까요? 부부싸움의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대화하는 요령이 부족한데서 쉽게 끝날 일이 최악의 경우로까지 비화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쉬운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직장인이 점심시간에 자장면을 먹고 들어와서 직장 동료들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어이, 자네들은 뭘 먹었지? 난 말야 우리 회사 옆 골목 안쪽에 있는 중국 음식점에서 자장면을 먹었지. 야, 맛있던데."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 보통 상당수의 사람들은 이런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어허, 저사람 보게. 야 이사람아. 자장면이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나? 자장면 맛이 거기서 거기지. 참 웃기는 양반 다 보겠네."

"에이, 안그래. 그 집 자장면은 정말 맛있다고."

"그래 맛있겠지. 자네는 자네 입맛에 맞으면 다 맛있다고 생각하니까 말야."

 

대화가 이런 식으로 가면 끝이 좋아질 리가 없습니다. 부부간일 경우 남편이라면 남편 체통과 권위가 상했다는 기분이 들어 순간적으로 감정이 상할테고 아내라면 무시당한다는 느낌이 들 것입니다. 결국 어느 한쪽이 발끈하게 되고 결국은 대판 싸움으로 비화됩니다. 그러나 이런 대화는 어떻습니까?

 

"어이, 자네들은 뭘 먹었지? 난 말야 우리 회사 옆 골목 안쪽에 있는 중국 음식점에서 자장면을 먹었지. 야, 기막히게 맛있던데. 내가 살다살다가 그렇게 맛있는 자장면은 처음 먹어보았네"

"그래? 자장면을 기막히게 맛있게 하는 집이 이 부근에 있다는 말이지? 이사람아, 그렇게 맛있는 집이 있다면 진작 소개를 할 일이지 자네 혼자만 알아두고 즐기고 다닌단 말인가?"

"미안허이. 하여튼 맛있어, 자네들이 원한다면 내일이라도 내가 한턱 쏘지."

"와아, 정말 고맙네. 내일 점심시간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걸...."

 

남을 인정하고 긍적정으로 받아준다면 대화 자체가 쉽게 풀려나가는 법입니다. 말한마디로 내일 점심은 이미 해결되었고 상대방 기분도 한결 좋아지게 만들었습니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하는 대화도 이런 식으로 진행되어야 하는게 아닐까요?

 

이 글 속에 들어있는 사진 가운데 위의 두장은 지난 7월 20일에 있었던 우리 학급 영어연극 공연후의 기념사진이고 아래 두장은 사회과 공개수업 장면입니다. 특히 사회과 수업은 교사와 학부모님을 대상으로 한 공개수업이었습니다. 연달아 겹치는 행사였지만 우리 반 아이들은 군말없이 잘 따라주었습니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항상 격려하고 칭찬해주고 인정해주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채찍과 당근이 적당하게 가미되는 것이죠. 이번 같은 경우에도 (절대로 그럴리야 없었겠지만 만에 하나) 혹시 그런 상황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대화 과정이 잘못되지나 않았을까요?

 

"얘, 너 지금 뭐하니? 지금 우리가 컴퓨터 수업을 하는데 너는 왜 혼자서 게임하고 그러니? 얘는 걸핏하면 선생님 말도 안듣고 말썽부리고 그러더니 오늘도 또 그런 짓하네. 참 나....."

 

만약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나온다면 반항기와 사춘기에 접어들 나이인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에게는 이미 어떤 모양으로든 자존심을 상하게 했고 마음에 상처를 입힌 것이 되었습니다. 그럴 경우 인내심이 부족하고 성격이 급하거나 자기 통제가 되지 않는 아이라면 평상시와는 다른 반응을 나타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비록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인격을 살려주고 인정해주고 격려하는 식으로 대화하는 기술이 필요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글에 계속.......)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