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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예절교육도 필요하다 1

by 깜쌤 2006. 5. 3.

 

자랑같지만 우리교실은 아주 조용한 편입니다. 나는 수업중에도 살살 이야기를 하는 편이어서 어지간하면 아이들도 저를 보고 있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가끔씩은 이런 고요가 불청객에 의해 깨어지기도 합니다.

 

갑자기 문을 열고 다른 반 아이가 불쑥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이름하여 심부름 온 아이인 셈이죠. 요새는 교실마다 있는 컴퓨터가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메신저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선생님들끼리 연락을 주고 받을 수도 있고 인터폰이 있어서 통화도 가능하지만 작은 서류나 물건, 혹은 긴급을 요하는 회람은 아이들이 전달해주어야 일이 돌아갑니다.

 

그런데 요즘 심부름 온 아이들은 노크하는 것도 없이 드냥 쑤욱 들어섭니다. 나는 이럴 경우 일단 아이가 몇학년쯤 될 것인가를 먼저 살핍니다. 5학년이나 6학년쯤 되면 아이가 곁에 오기를 기다렸다가 먼저 말을 걸어봅니다.

 

"몇 학년?"

"6학년!"

 

반말로 나오면 어떻게 다루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저번 글에서 이야기를 했으므로 거기서부터 새로 시작합니다. 물론 우리반 아이들에 대한 교육을 이 기회에 함께 시킨다는 의미도 포함됩니다. 일단 반말을 못하게 한 뒤에 다시 묻습니다.

 

"몇학년?"

"6학년입니다."  

"응, 그래? 잘하는구나(항상 칭찬을 먼저 해 준 뒤). 그런데 남의 집에 들어 올때 허락없이 들어 오는 것을 어디에서 배웠니? 새로 해보자."

 

그러면 심부름 온 아이는 다시 밖으로 나가서 노크를 합니다.

 

아이 : (손으로) 똑! 똑! 똑!

깜쌤 : (조금 큰 소리로) 들어 오세요.

아이 : (조금은 굳은 자세와 표정으로) 심부름을 왔습니다. 어쩌고

         저쩌고 쏼라 쏴라 나불나불 불라불라~~

 

반말하는 행동이 교정되면 일단 그자리에서 칭찬을 해두고 이번에는 가지고 온 물건을 받습니다. 이때 아이가 한손으로 서류를 내민다든지 칼이나 가위같은 물건을 법도에 어긋나게 내밀면 받지를 않고 가만히 쳐다봅니다.

 

 

보통 아이들은 교사가 가만히 쳐다보기만 해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깨닫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심부름을 오는 아이는 똑똑한 아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심부름 온 아이가 눈치를 못채면 우리반 아이들이 힌트를 줍니다. 미리 교육을 받아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죠.

 

"두 손으로....."

"받기 쉽도록 해드려야지."

 

그러면 그 자리에서 행동 교정이 된 것입니다.

 

"수고했다. 잘 가. 또 봐."

 

말 한두마디로 격려해주면 됩니다. 그러면 다음에 그 아이는 복도에서 마주쳐도 나에게 인사를 잘 하고 서로 아는 사이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심부름 왔던 아이가 소문을 내어 줍니다.

 

"몇반에 갈때는 조심해야 되. 들어갈땐 노크를 해야하고 들어가서도 조심스럽게 물건을 전달 해드려야 해. 안그러면 몇번씩 새로 해야되."

 

저번에 이야기한대로 나에 대한 이미지를 아이들이 만들어가며 소문을 내어 주므로 내 지신이 아이들 다루기가 엄청 쉬워진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소풍을 가거나 수학여행을 갔을때 신발 하나도 단정하게 벗어두도록 시킵니다. 위 사진은 양동 민속마을에 체험학습을 하러 가서 민박집 댓돌 부근에 벗어 놓은 신발의 모습입니다. 이집은 댓돌 대신 나무를 놓아두었더군요.

 

나와 생활해본 아이들은 이런 정도는 기본으로 지킵니다. 물건 하나라도 단정하게 놓아두고 말조심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죠. 신발은 항상 신기좋게 해둘것을 시키는 것입니다. 이런 교육은 예절교육뿐만 아니라 안전교육의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안전교육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식사를 하때도 반드시 어른들께 인사를 하도록 시켜두고 조용히 먹도록 훈련을 시켜 두었습니다. 급식에 관해 이야기를 할때 그 요령을 말씀드렸으므로 다시 이야기를 꺼내지 않겠습니다만 그렇게 평소 훈련이 아이들을 데리고 학교를 벗어나 야외로 나가면 다 표시가 나게 되어 있는 법입니다.

 

행사를 하기 위해 이동을 할때도 항상 줄을 서고 공손하게 행동합니다. 이렇게 훈련시켜 두면 아이들의 행동이 조금은 진중해지면서 의젓해지기 시작합니다. 예절교육의 효과라고 생각합니다.

 

 

 

말하는 사람을 쳐다보는 것은 기본이므로 어디에 갖다놓아도 어지간하면 다 쳐다 봅니다. 집중해서 이야기를 들으므로 말하는 사람이 흐뭇해지기 시작합니다. 나는 아이들에게 여름에도 반드시 양말을 신고 오라고 강조합니다. 가방속에는 거울과 빗 정도는 기본으로 가지고 다니라고 이야기를 해두고, 여학생들의 경우 판촉용 크림 정도는 소지하고 있으라고 해둡니다.

 

 

 

꼭 이런 예절 교육을 따로 시키지 않더라도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작은 장면 속에서 아이들은 하나씩 배워 나가는 것이죠.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