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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경주, 야생화, 맛/야생화와 분재사랑 Wildlife Flower

마음 아픈날 꽃을 보며

by 깜쌤 2006. 2. 11.

 

 

 

지난 이틀은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가난이 원인이 되어 일을 벌여버린 가까운 지인의 경우가

마음에 가시로 심어졌습니다.

 

결과는 최악으로 나와버린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남은 그렇게 어려움 속에 사는데

나는 꽃을 보며 여유를 즐긴다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니지 싶습니다.

 

서재에 올라와서 밖을 보다가 

그냥 기르는 재미로 구해다 놓은 작은 화분에

내 속마음을 털어 놓습니다.

   

 

 

 

 

 

 

작은 매화입니다.

향기가 그윽합니다.

매화같은 삶을 살고 싶은데

그게 그렇게 어렵습니다.

제가 속물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 나이가 되도록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나는 이게 옳다 싶지만 남은 안그런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 보니까

부끄러운 일들이 더 많았습니다.

 

 

 

 

 

 

 

교만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많았습니다.

남을 무시하고 아픔을 준 말도

가끔은 했었습니다.

 

 

 

 

 

 

 

 

 

 

흉도 제법 보았습니다.

내 잘못을 남이 흉한다는 사실을 망각이나 하려는 듯이

내가 정의의 재판관이 되어 남을 판단하며

의로운 척 하며 살기도 했습니다.

 

 

 

 

 

 

 

정작 어리석고 모자란 것은

나라는 사실도 모르고 말입니다.

 

 

 

 

 

 

 

 

 

그런데

시간은 사정없이 흘러 우리가 사는 별은

우주 공간을 한바퀴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할미꽃 꽃망울이 소담스럽습니다.

봄이 오는가 봅니다.

 

 

 

 

 

 

 

 

 

 

모든 생명은 다

무엇인가를 남기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나는 남긴 것이 없습니다.

그러길래 더 부끄럽습니다.

 

 

 

 

 

 

향기로운 삶!

빛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그게 안되었습니다.

 

 

 

 

 

 

 

나이만 헛 먹은 것 같습니다.

허허롭습니다.

 

 

 

 

 

 

 

나는 패랭이꽃이 그렇게 좋습니다.

어렸을 때 많이 보아서 그럴까요?

터키에서도 패랭이 꽃만 보면 사진을 찍으려고

덤볐습니다.

 

 

 

 

 

 

 

 

 

작은 측백인데

거목 같은 느낌이 들어서 키워봅니다.

작지만 알차게 살고 싶습니다.

 

 

 

 

 

 

 

 

흉이 안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모자라길래 더욱 더 고개를 숙이고 살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영산홍 꽃은

5월이나 되어야 피지 싶습니다.

기다려야지요.

인생이라는게 기다림의 연속 아니던가요?

 

 

 

 

 

 

 

 

 

제가 생각해봐도

오래 살았습니다.

참 길게 살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쉰이 넘게 살았으니 이것만 해도

과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우리 아이들 손을

잡아보았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밝게 커 준 아이가

마냥 대견스럽습니다.

녀석들이 사랑한다는 표현을 해오면 내가 더 부끄러워집니다.

 

 

 

 

 

 

 

 

 

 

내 속마음을 애들이 들여다보면

얼마나 실망할까요?

 

 

 

 

 

 

 

 

 

좋은 음악을 몇곡 들었습니다.

글을 쓰면서 말이죠.....

사는 즐거움을 느낍니다.

 

하지만 사는 것이 고통스러운 분들을 생각하면

이 정도의 호사를 누리는 것이 두렵습니다.

 

 

 

 

 

 

 

 

창틀에 놓아두고 기릅니다.

나는 아침마다 꽃들에게 인사를 합니다.

"잘 잤니?"

"춥지는 않던?"

 

 

 

 

 

 

 

나는 그렇게 삽니다.

 

 

이제는

조금은 모자라게,

약간은 어리석게

슬쩍 부족하게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작은 들꽃처럼 말이죠.

 

 

 

 

 

터키 카파도키아에서 만난 이런 작은

패랭이 꽃처럼 강인하게 그러나 더 겸손하게 .....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