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콩 만나다

by 깜쌤 2005. 12. 29.

오늘은 콩을 보러 갔다. 먹는 콩 말고 < 킹 콩 >말이다. 피터 잭슨 감독의 <킹콩>!  피터 잭슨이라면 <반지의 제왕>시리즈로 유명한 뉴질랜드 출신의 감독이다. 거대한 킹콩을 보러 땅콩만한 녀석들이 자그마치 설흔 명 이상이나 몰려왔다. 아, 고 녀석들! 고릴라 영화라면 사족을 못쓰는 녀석들 같다.

 

 

아침시간인데도 시간을 어기지 않고 시내까지 오는 것을 보면 기특할 지경이다. 방학중이지만  미리 학급 카페에 글을 올려 관람 희망자를 조사했는데 아예 다른반 친구들까지 동원하여 떼거리로 몰려 왔다.

 

 

요즘 극장은 예전과는 많이 다르다. 내가 사는 도시만 하더라도 체인점이 들어서서 음향시설이나 내부 시설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나를 닮아 짠돌이 기질이 농후한데다가  돈독이 오른 녀석들이라 작은 혜택이라도 준다고 하면 방방 뛰고 난리가 난다.

 

 

 

사람마다 느낌은 다르겠지만 그런대로 볼만하게 만든 것 같다. 컴퓨터 기술이 어디까지 진보할지 감을 잡지 못할 정도이다. 어찌보면 <인디아나 존스>에다가 <쥬라기 공원>을 섞고 <미녀와 야수>를 더한 이야기 같다.

 

감독이 감독이니 만큼 <반지의 제왕>냄새도 나고 < 지옥의 묵시록> 분위기도 풍겨나는 것 같았다. 결국 흥행이 될만 한 요소는 다 섞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내가 보기엔 그렇다는 것이니 오해하시지 말기 바란다.

 

 

녀석들은 먹는 재미로 극장에 오는 것 같다. 강냉이 튀김과 콜라를 사들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요즘 아이들은 "옥수수 튀김"이니 "강냉이 튀김"이니 하는 말을 쓰면 구닥다리 인물로 파악한다. "팝콘을 사들고 들어갔다"라고 써주면 '아! 뭐좀 아는구나' 하는 식으로 취급한다. 

 

 

 

거의 3시간을 보고 나서는 그저 희희락락이다. 그런데 주책없게시리 마지막 장면에서는 눈물이 쪼끔 나는게 아닌가? 옆자리에 앉았던 녀석이 자기들끼리 모여서 한마디 했던 모양이다. 누구나 다 인정하는 명랑소녀 누구누구가 쪼르르 좇아와서 하는 한마디 하고 간다.

 

"쌤! 쌤! 눈물 흘리셨어요?"

 

그저 이럴땐 인정하고 들어가는 것이 속 편하다. 안그러면 뒷말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눈물 안나던? 난 눈물 나던데....."

"저희들도 눈물 났었죠. 탐험에 나선 선원들이 괴물들에게 잡아먹힐때 무서워서 났죠."

 

에이그, 너희들에게 보드라운 심성을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녀석들은 집으로 가고 난 집에 돌아와서 방구들 공사 현장을 본 뒤 또다시 외출한다. 이번엔 교회학교 교사 모임에 가는 거다. 그나저나 왜 이렇게 바쁜지 모르겠다.

 

 

교회 카페에서 지금 모인다는데 빨리 가야지....

 

 

깜쌤

'사람살이 > 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로거 여러분들께~~  (0) 2005.12.31
답글이 안달립니다  (0) 2005.12.30
분재원 몸빵~~  (0) 2005.12.28
고맙소! 아내에게!!  (0) 2005.12.24
이게 뭘까?  (0) 2005.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