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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자전거 여행 - 위미에서 성산포까지 5 : 오징어 피데기

by 깜쌤 2022. 7. 20.

신천목장의 반대쪽 입구가 다가오고 있었어. 

 

 

 

 

 

바로 여기지. 

 

 

 

 

 

다르게 말하자면 여긴 동쪽 입구라고 할 수 있겠지. 우린 통과를 허락해준 주인분께 감사하는 의미에서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통과했었어. 

 

 

 

 

 

정확하게는 신풍 신천 바다 목장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어.

 

 

 

 

 

거기에서부터는 그냥 평지였어. 

 

 

 

 

 

한 번씩은 동네 옆으로 들어가기도 했지만 평지나 마찬가지여서 자전거 타기가 너무 수월했었어. 

 

 

 

 

 

무엇보다 교통량이 적어 좋기도 했어. 

 

 

 

 

 

그늘이 적다는 게 단점일 수는 있겠지.

 

 

 

 

 

 

하나같이 깨끗한 곳이었어.

 

 

 

 

 

작은 포구들을 지나가기도 해. 

 

 

 

 

 

여긴 아마 주어동 포구일 거야. 

 

 

 

 

 

잠시 도로로 올라가야 해.

 

 

 

 

 

하지만 그건 양념 수준이라고 보면 돼.

 

 

 

 

 

밋밋한 음식 맛에 간을 맞추기 위해 슬쩍 뿌려주는 소금 양념 정도....

 

 

 

 

 

순환도로와 나란히 가는 곳도 잠시 있지. 

 

 

 

 

 

다시 바닷가로 내려가야 할 텐데..... 

 

 

 

 

 

일단은 자전거 도로를 따라 달려야지 뭐.

 

 

 

 

 

이정표를 보니 바닷가로 내려갈 수 있을 것 같아. 

 

 

 

 

 

파란색 꽃을 유심히 살펴보지 않았던 게 실수였어. 

 

 

 

 

 

감자밭이 나타나기도 했어.

 

 

 

 

 

이제 바닷가로 내려갈 수 있겠네.

 

 

 

 

 

상산 일출봉까지는 14킬로미터 정도 남았다니까 다 온 거나 마찬가지야.

 

 

 

 

 

목적지에 너무 일찍 도착하면 안 되는데....

 

 

 

 

 

동네 주민들이 운영하는 카페인가?

 

 

 

 

 

조금 더 달려 나가니 동네 주민이 오징어를 말리고 있었어. 

 

 

 

 

 

자전거를 세우고 할머니를 따라 구판장에 갔어. 

 

 

 

 

 

멍멍이에게도 인사를 해주었더니 짖지 않더라고.

 

 

 

 

 

 

오징어 피데기를 한 마리 샀어. 

 

 

 

 

 

할머니는 직접 구워주시더라고.

 

 

 

 

 

가위로 흠집을 내서는 찢으시더니 달력 종이를 가지고 미리 만들어두신 종이상자에 담아 주시는 거야. 그걸 가지고 바닷가 쉼터에 찾아가 앉았어.

 

 

 

 

 

오징어 맛이 좋았어. 거의 다 먹어가는데 오토바이 타는 분들이 오신 거야. 

 

 

 

 

 

그중 한 분은 할리 데이빗슨을 타고 있었어. 

 

 

 

 

 

젊었던 날 짐 케루악길 위에서 라는 소설을 알게 되었어. 그때부터 멋진 오토바이 한 대, 그중에서도 할리 데이빗슨을 가져보고 싶다는 꿈을 가졌었는데 이젠 완전한 개꿈이 되어 버렸어. 스스로를 두고 분석해봐도 기계치인데다가 겁이 많아서 오토바이를 사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라고.

 

 

 

 

 

로드 무비였던 이지 라이더가 생각나네. 피터 폰다, 잭 니콜슨 같은 명배우들이 등장했었던 것으로 기억해. 

 

 

 

 

 

가만히 생각해보니 지금의 내가 Easy Rider가 되어 있었어. 언덕길을 지극히 싫어하며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싸구려 자전거 라이더가 바로 나였던 거야.

 

 

 

 

 

다시 출발했어. 

 

 

 

 

 

오토바이를 타시던 분들은 우릴 손쉽게  추월하더니만 아득하게 사라져 갔어. 

 

 

 

 

 

우린 쉬엄쉬엄 가는 거야. 

 

 

 

 

 

급할 게 없잖아?

 

 

 

 

 

마침내 성산 일출봉이 길게 옆으로 누운 자세로 다가온 거야. 

 

 

 

 

 

그 앞은 섭지코지겠지.

 

 

 

 

 

힘없는 촛불처럼 꺼져가던 힘이 다시 솟아났어. 

 

 

 

 

 

뭘 좀 먹고 가야 할 텐데....

 

 

 

 

 

편의점을 찾아가며 천천히 달렸어. 

 

 

 

 

 

아까 먹은 오징어는 오징어일 뿐이지. 점심은 아니었잖아? 아이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지나쳐 달렸어.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