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하순 마지막 날까지 되게 추웠어. 내 느낌이 그랬다는 거야.
그럼에도 매화가 그때 꽃망울을 터뜨리더라고. 감격적이었어.
이 녀석이 내 손에 들어오지는 벌써 십오 년은 족히 지났을 거야.
부산 꽃집에서 아주 작고 납작한 화분에 담겨 있던 가녀린 녀석을 구해온 거야.
거의 해마다 꽃을 피워준 것 같아. 지난가을에 미리 속삭여 주었어. 올 겨울 잘 넘기고 꼭 내년 봄에는 꽃을 피워 주어야 한다고 말이지.
그걸 알아 들었던 것일까? 녀석은 어김없이 꽃 피워준 것은 물론이고 기가 막힐 정도로 그윽한 향기는 덤으로 가져다주더라고.
"고마워. 내가 죽는 날까지는 너도 잘 살아주어야 해."
퇴계 선생은 죽을 때에도 매화나무에 물을 주라고 당부하셨다잖아? 다음에는 홍매화를 길러봐야 하는데 말이지....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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