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을 걸었어. 친구들과 함께 말이지.
벗들을 앞세우고 나는 뒤를 따라갔어.
모르는 길이었거든. 모르는 길에서 앞장서서 걷는 것은 범죄 행위 아닐까?
나는 한 달에 한번 정도는 반드시 대구에 가.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가는 거야.
대학시절에 만나서 지금까지 만남을 지속해오는 친구들이야.
모두들 마음이 잘 맞아서 만날 때마다 행복감을 느껴.
부부가 대구 시내에서 학교장을 역임했던 친구를 빼고는 모두들 함께
배낭여행을 즐기기도 했지.
정말 유능한 분들이야.
함께 한번 더 배낭여행 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
네팔에 가서 안나푸르나 봉우리 밑까지 걸어가는 히말라야 트래킹을 해보는 게 꿈인데....
가능할지 모르겠어. 자꾸만 늙어가거든.
산길을 걷다가 좋은 시를 새긴 안내판을 만났기에
멈추어 서서 읊어보았어.
난 원래 그런 사람이잖아.
이젠 시를 외워도 외워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야.
참호를 만났어. 예비군 훈련 받던 날들이 그리워지네.
생명 안에서 제일 소중한 것은 젊음 같아.
그 젊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지 못했어.
공부도 더하고 더 의미 있게, 그러면서도 더 신중하고 현명하게
보냈어야 했는데....
어리석게, 정말 어리석게 인생길을 걷다 보니
수많은 생채기만 남아버렸어.
삶의 고단한 흔적들이 더깨가 되어 마음 여기저기 박혀
굳어버린 거야.
그래도 다행이었던 건 독서를 했고 음악을 들었으며 여행을 했고,
어설픈 글이나마 삶의 흔적으로 남겨두었다는 거야.
많고 많은 직업 가운데서도 선생을 했다는 것도 내가 받은 복 가운데 하나였었어.
젊었던 날에는 그걸 안 하려고 십 년 동안 발버둥을 쳤어.
한 때, 하나님을 만나고 나서는 성직자가 되려는 마음도 조금 가졌었지만
그건 자질 부족을 느끼고 일찌감치 포기했어.
그건 현명하게 결정 잘했던 일 같아.
혼자 뒤 쳐져 걸으면서 별별 생각을 다 했었지.
어딘지 궁금해?
대구 앞산 자락길이야.
목적지는 다음 글에서 소개해 줄게.
오늘은 이 글을 쓰면서 1970년대, 1980년대 팝 음악을 듣고 있어.
그런 게 내가 살아가는 방식 가운데 하나야.
다음 글에 계속할 게.
그럼 안녕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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