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2일 목요일, 아침이 밝았어. 오늘은 열한 시 전까지 대구에 가야 해.
체크 아웃을 하기 전에 창밖 경치와 날씨를 살폈어.
일회용 쌀국수 하나와 토마토 한 알로 아침을 대신했어. 이렇게 먹고도 여행이 되느냐고? 당연히 되어야지. 이 나이에 뭘 그렇게 많이 먹겠어?
자전거를 가지고 낙동강변으로 나갔어.
강변에는 운동하는 분들이 제법 보이더라고.
날씨가 더 더워지기 전에 가능하면 멀리 가두려고 일찍 나선 거야.
3년전인 2018년에 이 구간을 한번 주파했었기에 길은 다 알고 있어.
그런데도 새로운 거야.
기억력의 문제이겠지? 2018년 8월 10일, 예천에서 트럭에게 받혀 머리를 심하게 다친 후로 확실히 기억력이 많이 감퇴한 것 같아.
최근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게 너무 안타까워. 강변 길이 너무 부드러웠어.
대구에서는 한 달에 한번 꼴로 친구들을 만나게 돼.
대학 때 만난 친구들이니 정말 오래되었지. 그때 여섯 명이 죽으나 사나 뭉쳐 다녔는데 그중 한 친구를 이번 여행 중 점촌에서 만난 거야.
원하지 않았던 대학에 갔다는 핑계로 농땡이 생활을 하긴 했지만 사실 내가 제일 대학생활에 적응을 못했던 거야.
역사학이나 법학 공부를 했었다면 적성에 잘 맞았을 것 같은데....
나는 서양 로마사와 동양 중국사가 너무 재미있었어.
중간에 돌아가야 하는 곳도 있었지만 그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야.
거의 강변으로 이어지는 길이니 달리기가 너무 좋은 편이야.
낙동강 자전거 여행은 할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가을에 시도해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계절을 따지자면 아무래도 초여름이 좋을 것 같아.
비록 일부 구간이긴 하지만 섬진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을 따라 달려보고 나서 얻은 결론이지.
나처럼 나이가 든 사람이라면 너무 무리할 것 없이 적당하게 달릴 것을 권해.
어제는 미니 벨로를 가지고 100킬로미터 이상을 달렸는데 그건 무리라는 생각을 해.
정상적인 자전거라면 모르지만....
드디어 강정보에 도착했어. 강정보 부근에는 디 아크라는 유명한 건물이 있어. 아래 글 상자 속에 소개되어 있어. 올해 4월에도 다시 갔었네.
https://blog.daum.net/yessir/15869927
어제 만났던 아버지와 아들을 또 만났어. 그들은 오늘 창녕보까지 갈 생각이라는 거야.
그들 부자도 왜관에서 잤다고 그러더라고. 아버지와 아들을 앞서 보냈어.
나도 뒤따라 천천히 출발한 거야.
강정보를 건넜으니 이제 낙동강 하류 방향을 보았을 때 오른쪽 둑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가는 거지.
배롱나무 꽃이 예쁘게 피어있더라고. 나는 그들 부자 뒤를 천천히 따라 갔어.
대구 지하철 1호선 종점이 설화명곡 역인데 대구 서쪽 끝머리에 있다고 보면 돼. 그 근처에 화원유원지가 있는데 지금 거길 가는 거야. 거길 가기 위해서는 사문진 다리를 건너야 해.
강가 벤치에 가서 쉬고 있는데 친구들이 도착했다는 문자 연락이 온 거야.
사문진 다리야. 아까 나는 저쪽에서 이쪽으로 건너온 거야. 친구들을 만나 김밥과 음료수를 나누어 먹었어.
설화명곡 역으로 가서 제일 앞칸에 탔어.
평일에는 지하철 제일 앞칸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거든.
동대구 역 광장에서 쉬었어. 이번 여행은 2박 3일 정도로 끝내는 거야. 아쉬웠어.
기차를 타고 안동까지 가서 거기서부터 출발해서 대구로 왔다가 기차를 타고 경주로 돌아가는 거지.
곧 있으면 9월이 되므로 또 슬슬 떠날 준비를 해야지. 건강이 받쳐 준다면 말이야. 별것도 아닌 글을 읽어주어서 정말 고마워. 나는 이런 식으로 산다니까. 그럼, 이만 안녕!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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