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친 뒤여서 그런지 하늘이 굉장히 푸르렀어.
한 번씩은 도로 옆을 지나기도 했지만 길도 훌륭했어.
도로 옆을 지나는 게 지겨워지면 강변으로 내려와서 달렸어.
아파트 색깔들이 세련되었더라고. 달리면서 찍었더니 조금 기울어져버렸네.
나는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지. 그러니까 달리면서 찍을 수 있는 거야.
어쩌다가 자전거를 세우기도 하지만 거의 달리면서 찍는다고 보면 돼.
다 아는 기본 상식이지만 파란 선이 그어진 길이 자전거 도로라고 보면 틀림없어.
이런 표시가 있는 길에는 승용차가 올라올 수도 있으므로 신경 쓰는 게 좋지.
이런 길에 승용차가 왜 올라오는가하고 궁금하게 여길 수도 있지만 농민들이나 주민들이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
인증센터가 나타났네. 나는 스탬프를 찍을 일이 없어.
그냥 자전거 타기가 좋아서 달리는 것 뿐이니 굳이 스탬프를 찍을 일이 없는 거야.
내 차림새가 한 눈에 보이지? 미니 벨로와 배낭 하나, 그게 다야.
나는 사이클 전용 좋은 옷을 입거나 신발을 구해 신는 편도 아니야. 내가 신고 다니는 신발은 재활용 용품 점에서 이천 원 주고 산 것이고 바지도 천 원짜리야.
그러면 억울하지 않느냐고? 뭐 억울할 게 있어. 자랑할 일은 더더구나 없으니 그냥 내 수준에 맞게 검소하게 입고 쓰고 먹고 다니지 뭐.
갈림길이 나타났기에 조금 망설였어. 스마트폰을 꺼내 위치 확인도 해보았지만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는 게 최고지. 방향을 확인하고 강으로 내려갔어.
파란 선만 따라가면 거의 틀림없어.
영산강이지.
쉼터가 보이네.
영산강 자전거 길에는 쉼터 시설도 좋았어.
마침내 내가 꿈꾸던 길을 하나 만나게 된 거야.
방금 내가 건너온 길이야.
대나무 숲이 보이지?
자전거 도로 양쪽으로 대나무 숲이 나타난 거야.
이 정도면 환상적이지.
나는 감탄을 하며 달렸어.
아까 버스를 타고 올 때 보았던 산봉우리들이 가까워졌어.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중에 밑으로 쑥 떨어져 내려 간 특이한 봉우리가 보이지? 내 생각으로는 그게 담양을 상징하는 산 같았어.
다시 한번 더 강을 건넜어.
길이 너무 아기자기했던 거야.
화장실을 갖춘 쉼터를 만났어.
이런 데서는 당연히 쉬어 가야지. 이제 담양까지 거의 다 온 듯 해.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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