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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옛날의 금잔디 Long Long Ago (고향)

거기 그곳 3

by 깜쌤 2021. 5. 12.

물에 잠겨버린 초등학교 터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쓰렸습니다. 

 

 

 

 

친구가 살았던 동네가 흔적도 없이 가라앉아버렸네요.

 

 

 

 

새로 옮겨간 이주단지는 멀리 산 위에 자리 잡았습니다. 

 

 

 

 

이 밑 물 속에 내 유년시절의 추억 조각들이 가라앉아 있습니다. 

 

 

 

 

보리밥과 고추장과 멸치 몇 마리, 김치 나부랭이들로 이루어진 도시락을 친구들과 함께 까먹었던 소나무 밑 그늘도 거의 사라져 버렸습니다. 

 

 

 

 

유원지도 함께 묻혀 버렸습니다. 

 

 

 

 

나는 동막 마을 부근에 잠시 섰습니다. 

 

 

 

 

예전 마을이 위로 이사온듯 합니다. 

 

 

 

 

나는 송리원 철교가 있던 곳을 향해 천천히 달려가 봅니다. 

 

 

 

 

중앙선 철교가 있던 자리에도 물만이 가득남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철교가 걸려있었는데 말입니다. 

 

 

 

 

나는 방문자의 집쪽으로 다가갔습니다. 

 

 

 

 

예전 철교가 자꾸만 눈에 밟혀왔습니다. 기적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기차는 이 부근을 지날 때마다 기적을 울려댔었습니다. 

 

 

 

 

작은 골짜기 안에 방문자의 집이 숨어있습니다. 

 

 

 

 

영주호 용마루 공원이라는 이름이 붙었네요.

 

 

 

 

방문자의 집 앞에는 주차장도 만들어져있었습니다. 

 

 

 

 

나는 방문자의 집 뒷산에 만들어 놓은 전망대에 가보려는 것입니다. 

 

 

 

 

전망대에 서면 예전에 살았던 동네를 다른 방향에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꼬마 자전거를 타고 유년 시절의 추억을 찾아올 줄을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전망대까지 자동차가 올라갈 수 있는가 봅니다. 

 

 

 

 

나는 산책로를 따라 가보기로 했습니다. 

 

 

 

 

이 산에는 봄날에 자주 왔었습니다. 

 

 

 

 

진달래꽃을 따먹으러 올라갔던 곳이죠. 

 

 

 

 

공동묘지도 어디엔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제는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내 작은 발자욱이 어디엔가 찍혀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민들레 씨앗이 날리고 있었네요.

 

 

 

 

드디어 전망대가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소나무 가지에서 떨어진 마른 잎이 도로에 남아있었습니다. 어렸을 때 갈비라고 불렀던 그 뾰족한 소나무 잎들은 불쏘시게로서는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던 녀석들인데 말이죠. 

 

 

 

 

전망대가 바로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용천루 전망대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더군요.

 

 

 

 

세심하게 개발하려고 노력한 듯 하지만 국립공원급의 모래강이 물속에 들어간 생각을 하면 애닯기 그지없습니다. 

 

 

 

 

나는 천천히 걸어올라가봅니다. 

 

 

 

 

내성천을 건너 달리던 기차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아 자주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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