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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에어 카운티 영양 - 조지훈의 고향 주실마을 4

by 깜쌤 2021. 4. 8.

지훈 문학관을 나서는 거야. 산하가 단아한 모습으로 누워있었어.

 

 

 

 

아까 걸어왔던 길을 따라 조금만 나아갔지.

 

 

 

 

그런 뒤에는 마을 뒷산 쪽으로 방향을 꺾었어. 

 

 

 

 

지훈 시 공원으로 가기 위해서야. 

 

 

 

 

산으로는 올라가지 않았어. 

 

 

 

 

마음을 씻는다는 말이겠지?

 

 

 

 

이런 시골집을 사서 벽에는 하얗게 회를 칠하고 살았으면 좋겠어. 

 

 

 

 

데크 길을 따라 걸었어. 

 

 

 

 

지훈 선생의 시를 새긴 비들이 누워있기도 하고 박혀있기도 했어. 

 

 

 

 

묘망(渺茫)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보았어. 아주 넓고 멀어서 바라보기에 아득하다, 멀다는 뜻을 지닌 말이라고 해. 시의 전문은 아래와 같아. 

 

 

묘망(渺茫)

 

 

내 오늘밤 한오리 갈댓잎에 몸을 실어 이 아득한 바다 속 창망한

물구비에 씻기는 한점 바위에 누웠나니

생은 갈수록 고달프고 나의 몸둘 곳은 아무데도 없다 파도는

몰려와 몸부림치며 바위를 물어뜯고 넘쳐나는데 내 귀가 듣는 것은

마즈막 물결소리 먼 해일에 젖어오는 그 목소리뿐

아픈 가슴을 어쩌란 말이냐 허공에 던져진 것은 나만이 아닌데

하늘에 달이 그렇거니 수많은 별들이 다 그렇거니 이 광대무변한

우주의 한알 모래인 지구의 둘레를 찰랑이는 접시물 아아 바다여

너 또한 그렇거니

내 오늘 바다 속 한점 바위에 누워 하늘을 덮는 나의 사념이

이다지도 작음을 비로소 깨닫는다

 

 

 

 

그런 걸 보면 나는 아직 나아가야 할 길이 참으로 멀었다는 걸 느껴. 

 

 

 

 

그분의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되어 있었어. 

 

 

 

 

 

작은 뒷산 입구에 시공원이 있더라고. 

 

 

 

 

잘 가꾸어두었다는 느낌이 들었어. 

 

 

 

 

주실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이야. 

 

 

 

 

시와 조각을 접목시켜둔 것 같았어. 

 

 

 

 

승무!

 

 

 

 

파초우

 

 

외로이 흘러간 한송이 구름
이 밤을 어디메서 쉬리라던고.

성긴 빗방울
파초잎에 후드기는 저녁 어스름

창열고 푸른 산
마주 앉아라.

들어도 싫지 않은 물소리기에
날마다 바라도 그리운 산아

온 아츰 나의 꿈을 스쳐간 구름
이 밤을 어디메서 쉬리라던고.

 

 

 

 

 

낙화는 저번에 소개해드렸지. 

 

 

 

 

선생이 고향 마을을 굽어보고 계셨어. 

 

 

 

 

바로 이 마을이지. 

 

 

 

 

조금 더 걸어갔더니 예배당이 나오더라고. 

 

 

 

 

주곡 교회야. 

 

 

 

 

마을 분위기와 어울리게 건축을 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 

 

 

 

 

골목을 걸어 내려오다가 선생의 본가를 만났어. 

 

 

 

 

방우산장!

 

 

 

 

엄격히 말하면 여기가 지훈 선생의 거주지였다고 말할 수 있을 거야. 

 

 

 

 

그리 큰 집은 아니었어. 

 

 

 

 

보수한 것 같아. 

 

 

 

 

어디쯤인지 짐작할 수 있겠지?

 

 

 

 

이런 집이 매물로 나온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하고 생각해보았어. 

 

 

 

 

이제 마을을 벗어나는 거야. 

 

 

 

 

장군천에 걸린 다리 앞에서 마을 남쪽을 보았어. 

 

 

 

 

참으로 한적했어. 

 

 

 

 

어떤 느낌이 들지? 나는 영양이란 곳이 이렇게 멋진 곳인줄 미쳐 몰랐어. 공기도 맑고 깨끗해서 너무 좋았고..... 

 

 

 

 

이젠 떠나야지. 일도 오희병 선생의 생가는 결국 들르지 못하고 말았어.

 

 

 

 

거긴 언제 가보지?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