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산 선생님과 약속한 만남은 결코 아니었어.
저번 글에서 밝힌 대로 나는 그분을 조금 알지만 그분은 나에 대해서 전혀 모르셔. 나는 그분을 책으로만, 작품으로만 만났어.
그분이 경주 남산자락에 사신다는 것만 알고 있지. 같은 곳에 살고 있으니 동향인이라고 마구 우겨도 되겠지?
약속시간도 만들어두지 않았으니 구경할 것 다 구경하고 천천히 가는 거지 뭐.
소산 선생을 뵈러 왔다면서 그게 뭐냐고 탓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나는 그분의 작품을 만나고자 하는 거야.
경주 타워에 그 분의 작품이 있는 것은 아니야.
그런데도 타워에 올라가 보는 것은 멀리서 일단 한번 살펴보려는 거지.
나는 엘리베이터를 탔어.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전혀 없었기에 개인 전용 엘리베이터처럼 사용했어.
아참, 아주 귀한 소식을 하나 전해주어야겠네.
엑스포공원에 있는 경주 타워 디자인 저작권 문제 때문에 그동안 한참 시끄러웠어. 사진 속의 기사를 살펴보기 바래.
마침내 이타미 준 선생의 작품으로 인정을 받은 거지.
남의 디자인을 도용하면 되겠어?
경상북도에서 공식 사과를 했다고 알고 있어.
나는 창가에 붙어 서서 살펴보았어.
그날따라 헬리콥터가 떠다녔는데 산불 진압훈련을 한 것 같아.
건너편에 보이는 누런 탑과 경주타워가 결혼했다는 이야기 들어보았어?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두 탑의 디자인을 보면 암수처럼 보이지 않던가?
내가 금동신발 모형을 살펴보는 동안 타워 꼭대기층 전망실 커튼이 내려오기 시작했어.
커튼이 내려오면서 서서히 어둠이 몰려오기 시작했어.
이런 식으로 말이지.
내려온 커튼이 암막으로 변하면서 대형 화면에 동영상이 투사되기 시작했어.
신라 왕경이 눈앞에 한참 동안 펼쳐졌다가 사라졌어. 한 번은 볼만 했어.
한바탕의 스크린 쇼가 지나가고 난 뒤 나는 전시물을 살펴보았어.
유물에 관한 이런저런 구차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어.
모두들 나보다 훨씬 더 유식하고 박식하고 똑똑하시더라고.
그대가 잘 아는 대로 나야 뭐 무식 투성이인 인간이지.
감은사지는 감포 부근 바닷가 부근에 있는 절터야. 좀 더 엄밀히 말하면 대본 문무왕 수중릉 인근 바닷가라고 해야겠지.
전망실 모습이 대강 이해되지?
영상까지 보았으니 타워 시설물에 관해 조금은 더 알아보아야겠지?
창가 여기저기를 거닐어보며 아래를 살폈어.
그런 후에는 중정으로 발걸음을 옮겨갔지.
중정에 들어서니 이국적인 맛이 확 풍겨오는 거야.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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