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거의 모든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는 편입니다.
그동안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나름대로는 제법 많은 종류의 음식을 먹어보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워낙 없이 살아보고 많은 배고픔을 겪었기에 간장과 밥만 있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한 달 전인 7월 23일 친구를 만나러 갔습니다.
친구들 모두가 음식 타령은 안 하는 사람들이니 면옥에 가서도 자기 취향대로 고릅니다.
네 명 모두가 다른 음식을 고르더군요.
나름대로는 고수들 같습니다. 뭐든지 두루두루 음식을 섭렵해서 그런지 취향껏 주문하더군요.
면을 좋아하는 저는 뭘 먹었을 것 같습니까?
살아보며 느낀 건데 뭐든지 두루두루 섭렵해두는 게 좋은 일이더군요.
직업에 관해서도 그런 섭렵이 필요하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 한우물만 평생토록 파야할 경우도 생깁니다.
저는 한우물만 팠습니다.
덕분에 아이들 가르치는 데는 어느 정도 통달한 축에 들어갔었지 싶습니다. 이는 물론 분수를 모르는 교만한 이야기죠.
어쨌거나 이젠 현장에서 물러났으니 그런 기술은 아무 쓸모도 없더군요. 차라리 꽃마차가 저보다 훨씬 쓸모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평생을 두고 입으로만 먹고 사는 직장을 다녔으니 음식 타령을 안 하는가 싶어 부끄러울 때도 많습니다.
빈대떡 하나 붙일 줄 모르는 나는 어찌보면 헛살아온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