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옛날의 금잔디 Long Long Ago (고향)

물에 묻다 2

by 깜쌤 2020. 5. 6.


행정구역 이름을 정할 때 어떤 이유로 용혈리라고 지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어렸을때 이 부근 어딘가에 댐이 들어선다느니 터널이 뚫린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돌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50년도 더 전에 떠돌던 말들이 이제는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산중턱에 들어선 마을은 이주단지입니다.



하트 모양으로 보이는 저 산은 철길에 까는 자갈 채취를 위해 인간들에게 수십년동안 줄기차게 파먹힌 흔적을 안고 있습니다.



하트 모양으로 파먹힌 곳 바로 앞에 반달 모양의 다리가 걸려있습니다. 그 다리 밑으로 기차가 다니던 아주 짧은 터널이 있었습니다.



물길이 굽이굽이 감돌아가면서 멋진 경치를 만들었던 곳이지요.


 

용머리 공원의 끝자락입니다.



나는 잠시 쉬어가기로 했습니다.



하트 모양으로 파먹은 그 밑에 평은역이 있었습니다.



사진 속 왼쪽 산자락 밑으로 중앙선 철로가 지나갔었습니다.


 

나는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왕유(왕머리)마을로 가는 길이 보입니다. 저 산을 넘어 옹천을 지나 안동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도로가 이리저리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이 골짜기 안으로 옛날 기찻길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터널 흔적이 보이네요. 엄청 긴 굴이었습니다.



나는 터널 입구위로 난 길(사진속의 오른쪽 방향)로 갈 것입니다.



터널 위에 서서 아래를 살펴보았습니다.



1970년대 초반에만 해도 이런 터널을 지키기 위해 경비원들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내 친구의 큰형도 경비원으로 일했습니다.



왕머리(=왕유)마을로 이어지는 도로입니다.



왕유마을에는 분처바위가 있습니다. 부처바위가 아닙니다. 바위 표면에는 히브리 글자로 짐작되는 문자가 남아있다고 해서 한때 엄청난 화제가 되었습니다.



나는 왕머리 마을로 가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자전거로 영주댐 주변길을 탐색하는데 걸린 시간이 예상보다 더 소요되었기에 안동으로 나가는 것보다는 영주로 나가는 것이 빠를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건너편에 용머리 공원이 보입니다.



나는 저멀리 보이는 터널을 지나 댐부근으로 갈 것입니다.



가을에 오면 단풍이 멋질 것 같습니다.



용머리 공원 끝에 보이는 건물은 평은역을 이전해서 세운 것입니다.



평은역은 원래 사진속에서 산이 깎인 곳 밑에 있었습니다.



나는 간이 전망대부근에서 잠시 자전거를 내렸습니다.



제법 먼길을 돌아왔습니다.



참으로 허무하고 모든 것이 덧없다는 느낌만 가득했습니다.



철교가 걸려있던 곳에도 물이 가득 들어찼습니다.



망연자실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 같습니다.



구마이, 가자골, 금강같은 동네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나는 터널을 지났습니다. 예전에는 이 터널 위로 고개를 넘어가는 길이 있었습니다.



터널을 나가면 영주댐 부근에 있는 오토캠핑장이 됩니다. 이곳 지리와 연유를 모르는 사람들은 단순히 영주댐 주변 경치가 좋더라는 식으로 간략히 말을 합니다만 정작 여기에 터를 잡고 살았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삶의 흔적이 수몰된 장소가 되는 것이죠.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