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잠시 쉬며 체력을 보충한 우리들은 신시가지 구경을 겸해 부두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점심은 맥도널드에서 사온 햄버거로 떼웠다. 따지고 보면 우리도 참으로 불쌍한 여행자들이다.
사우나 골목에는 침묵이 흘렀다. 젊은이들은 밤에만 움직이는가 보다. 하기사 평일 낮에는 출근을 해서 일해야 한다. 그게 정상 아니던가?
우리는 골목으로 나갔다.
부두쪽에서 걸어온 경험이 있으니 부두로 나가는 길을 찾는 것은 너무 쉽다. 성벽위에 나무로 만들어둔 통로가 보인다.
탈린 성에는 입구가 8군데나 있었다고 한다.
구시가지를 나오면 건너편에는 멋진 신시가지가 펼쳐진다.
비루(VIRU)라는 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아까 우리가 나온 그 성문이 바로 비루 대문인가보다.
붉은 벽돌 건물과 현대식 건물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시티투어용 2층 버스가 지나간다. 요즘은 어느 나라든 남들이 잘 하는 것을 쉽게 베껴쓰는듯 하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어느 나라든지 시티투어 버스는 빨간색이 많았다.
성벽 앞은 푸른 잔디밭이었다.
전형적인 군사용 성벽이다. 동아시아인들이 생각하는 성벽과는 모습이 조금 다르다.
성벽이 상당히 두텁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대포가 발달하면서 성은 그 가치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성벽 앞에 양궁장 비슷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었다.
부두를 향해 걸어본다.
군데군데 예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심심할 여가가 없었다.
밝은 색 돌로 된 이건물은 디자인이 독특하다.
나무로 만든 설치예술 작품이 잔디밭에 괴물처럼 웅크리고 있었다. 어디서 보았던가?
인공 동력없이 바람만의 힘으로 움직이는 놀라운 나무 괴물을 본 것이 기억났다. 설마 그런 종류는 아니겠지?
얇게 느껴지는 이런 건물은 또 뭐지? 얼마전 포항지진때 다리 몇개로 하중을 부담하던 스타일의 건물들이 제법 피해 정도가 심했었다던데.....
이내 부두가 나타났다. 작은 요트들이 항구에 정박되어 있었다.
겨울에는 바다물이 다 얼어붙는다고 한다.
낚시를 하고 있는 영감을 만났다. 여긴 바닷물이 깨끗한가보다.
요트의 마스트들이 하늘을 찌를듯이 솟아올랐다.
뒤를 돌아보았더니 구시가지 안쪽에 위치한 교회 건물이 보인다.
제독이라는 이름을 가진 배는 어떤 용도의 배였을까?
전통적으로 해군 장군을 제독이라고 부른다. 영어로 쓸 때도 차이가 있다. 보통 육군 장군은 General 제네럴이라고 보르는데 반해 해군 제독은 Admiral 애드미럴 정도로 부른다. 그런 기초적인 것도 구별하지 못했던 어떤 양반이 영어교육문제를 가지고 입에 거품을 무는 꼴도 여러번 보았다.
젊었던 날, 영어과 출신 장학사라고 하는 양반이 초등학교 선생들을 모아놓고 공식적인 회의 자리에서 수준이 낮다고 비방하는 것을 보았다. Spanish를 '스페인쉬'라고 당당하게 발음해가며 초등선생을 얕잡아보며 함부로 이야기하던 그 장학사는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틀림없이 교장이 되어 나름대로는 학교경영을 잘 한다며 자부심에 찬 일생을 보냈을 가능성이 높다.
옛날 교회당의 모습이 너무 멋있다.
소박하며 단정했다. 이런 색상을 가진 건물은 그리 흔하지 않았다.
입구와 종탑, 양파모양의 작은 탑이 고풍스럽다.
부두 근처에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었다. 시외버스 정류장은 분명 아니다.
호텔로 다시 돌아온 우리들은 마지막 행선지인 타르투의 호텔을 검색했다. Hansa 호텔을 예약해두었다. 은근히 기대된다.
방 두개를 이틀간 사용하기로 했다. 방 하나당 122유로니까 두개는 당연히 244유로다. 1인당 하루 41유로니 약 5만원이 되는 셈이다.
돌아오는 길에 대형 수퍼에 들어가서 초밥을 사왔다. 빵과 초밥과 토마토, 라면 스프를 듬뿍 푼 국물만으로 저녁을 먹어도 속이 든든했다. ㄱ장로의 장보는 솜씨가 탁월해서 여러모로 즐거웠다.
토요일 저녁이어서 그런지 오늘밤도 아래층에서 음악 파티 소리가 들린다. 편안히 쉬고 싶은 여행객이라면 이런 호스텔은 사용안하는게 옳다. 그래도 잠은 쉽게 든다. 피곤했던 하루였으니까.....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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