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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좋은 세상 만들기 To Make Better

대구의 거리는 갈수록 멋지게 진화하는 중이다

by 깜쌤 2015. 2. 12.

 

2월초에 대구에 다니러 갔다. 친구도 만날 겸해서 기차를 타고 간 것이다.

 

 

차창가로 못보던 기차가 지나가고 있었다. 신형 고속열차인지 아니면 벌써부터 운행중이던 기차인지는 모르지만 객석이 다 비어있었던 것으로 보아 새로운 열차를 시험운전하고 있는듯 했다.

 

 

친구들과는 반월당부근에서 만나기로 했다. 반월당 지하철역 부근에는 대형 서점이 있어서 거기서 만나기로 약속을 해두었던 것이다. 나는 서점에서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약속장소로 서점만큼 좋은 곳이 또 있던가싶다.  

 

 

얼굴을 맞댄 뒤에는 점심을 먹기 위해 중앙로를 따라 걸었다.

 

  

나는 오랫만에 대구의 중심도로를 걸어보며 깜짝 놀랐다. 유럽의 현대화된 도시나 일본의 선진 도시에 와있는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깨끗하고 깔끔하고 세련된 거리가 이어지고 있었다. 이 정도면 세계 어디에 가져다두어도 꿀리지 않을듯 하다.

 

 

원래 이 거리는 4차선 도로였다. 그런데 계획적으로 차도는 2차선으로 줄이고 인도를 넓혔다. 이 도로에 버스들만 들어올 수 있다고 한다. 이른바 도로의 '슬림'화(Slim化)다.  건물에 달린 간판들도 울긋불긋하지 않았다. 이러니 눈의 피로가 한결 덜하다. 나는 이상적으로 변한 대구의 중심가를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 이런 거리와 경주의 중심거리를 비교해보면 내가 사는 도시인 경주를 안타깝게 여길 수밖에 없다.  

 

 

공주전화부스의 디자인과 색깔 사용도 놀라울 정도다.

 

 

도로에는 쓰레기 하나 떨어져 있지않았다. 아침마다 쓰레기 천지로 변하고마는 경주의 중심가 도로와 저절로 비교하게 된다. 확실히 대구는 달라져있었다.

 

 

도시 디자인이 적어도 이정도는 되어야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어쩌다가 경주 시가지는 그렇게 낙후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행정당국의 무능과 시민들의 천박한 의식으로는 해낼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

 

 

자전거 거치대의 디자인도 참신했다.

 

 

뭐 하나 나무랄게 없다.

 

 

큰길을 벗어난 우리들은 작은 골목으로 들어갔다. 친구가 추천하는 커피가게에 들어가 커피를 주문했다.

 

 

나는 습관적으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의 솜씨도 대단하다. 나는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점심을 먹기위해 따로 국밥집을 찾아갔다.

 

 

밥따로 국따로 준다고 해서 따로국밥이라고 부른다. 굵다란 파와 선지를 넣은 국밥인데 대구를 상징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경주를 상징하는 음식은 뭐였더라?

 

 

밥과 국을 다먹을 경우에는 붙었던 배가 벌떡 일어설 정도로 양이 푸짐하고 맛있다. 식당 안에는 빈좌석이 거의 없었다.

 

 

국일관의 역사는 이제 70년이 다되어간다. 도시마다 이런 가게들이 즐비했으면 좋겠다. 진국같은 느낌이 드는 명품가게들이 수두룩하다면 그런 도시는 성공한 도시다.  

 

 

깔끔하게 손을 본 버스정류장에는 전광판을 통해 다음에 올 버스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최첨단을 달리는 우리나라 전자기술로는 얼마든지 가능한 서비스인데 경주는 감감무소식이다. 이렇게 하자고 그동안 얼마나 이야기를 했던가말이다.

 

 

나는 이제 내가 사는 도시가 너무 싫어져가고 있는 중이다.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하루에도 몇번씩 치밀어오르는 중이다.

 

 

한도시에서 수십년을 살아본 결과는 환멸뿐이다. 지독한 폐쇄성과 고집과 편견, 그리고 끼리끼리 모여 자기들끼리만 잘난척하는 분위기에 질려버린 결과다.

 

 

확실히 대구는 달라지고 있다. 진화하는 중이다. 민심은 어떤지 모르지만 도심의 슬럼화는 점차 벗어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이사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