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 삼십몇년을 살다가 이런 날을 처음 맞았습니다. 여긴 눈구경하기가 참 어려운 곳이어서 눈이라면 낭만부터 떠올리는 곳이었습니다만 이번은 달랐습니다. 그것도 1월에 이렇게 많은 눈을 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지난 1월 3일 월요일에는 아주 작심이나 해댄듯이 눈이 내렸습니다. 한참 쏟아질때는 함박눈이 마구 퍼부어댔다는게 맞는 표현이지 싶습니다. 아침에는 햇살도 조금나는 가운데 그냥 흐지부지 시작하는 것 같더니 한낮부터는 본성을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재어보았더니 11센티미터나 쌓였더군요. 한 십여년전에도 이런 식으로 눈이 왔던 날이 있었습니다만 그땐 아무도 모르게 밤중에 내렸었습니다. 양도 이것보다는 적었고요......
신골짜기와 동해로 가는 버스편이 끊어지는 등 난리비슷한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인접 도시인 포항에는 경주보다가 세배정도 더 많이 왔다니 할말을 잃어버렸습니다.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확실히 이상한 그 무엇이 슬금슬금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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