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을 처리할게 있어서 구미시청을 가야했습니다.
기차를 타고 갑니다. 경주역을 출발해서 건천역까지 왔을때 드디어 눈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경주에서 눈구경 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길래 그저 반가웠습니다.
세상살이에 지친 어른들 입장에서 보면 눈이 반가울게 없습니다.
농부가 절대다수이던 시절에는 눈이 내리면 보리를 덮어준다고 좋아했지만 지금은 그럴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길막히고 차막힐 생각부터 미리하지 않을까요?
영천에도 제법 눈이 쌓였습니다.
많은 눈이 자주 내리는 강원도나 서해안 인근에 사는 분들은 하나도 반가울게 없지 싶습니다.
같은 경북이라고해도 영천시 갑티재 아래쪽으로는 눈구경 하기가 어렵습니다.
12월에 이렇게 많은 눈을 구경하는 것도 정말 오랫만입니다.
대구에서 기차를 갈아탔습니다.
대구에도 눈발이 날리더군요.
기차안에서 보는 눈덮힌 세상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눈'이라는 것을 너무 신기하게 여기더군요. 스키장 가보는 것을 평생의 소원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구미에도 눈이 마구 날렸습니다.
치우기 힘든 눈이라고는 하지만 온갖 추하고 더러운 것을 다 덮어주는 미덕이 있으니 미워할 것은 없습니다.
어리석게 굴었던 모든 일하며, 더러운 나 자신의 죄악까지 다 덮어서 쓸어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새해에는 더더욱 다복하시기를 빕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