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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경산정사

by 깜쌤 2010. 10. 2.

 

 안동으로 내려가는 버스를 타려는데 연락이 왔습니다. 꼭 얼굴 한번 보고 가라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도 간곡하게, 그러면서도 안동 사람답게 정중하게 부탁을 하시기에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옹천에서 안동까지는 20분만 하면 될것 같습니다. 결국 안동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만났습니다. 이 분은 이제 안동사람이 다 된 것 같습니다. 안동사람들이 예부터 봉제사접빈객하는데는 소홀히 하지 않는 사람들인지라 이 분도 접빈객의 자세가 얼마나 훌륭한지 모릅니다. 

 

 

 나는 그분의 승용차를 타고 안동대학교를 지나 갑니다. 강을 건너 가서 그 분이 한번씩 들른다는 곳을 찾아갔습니다. 이 곳에는 그 분이 농사를 짓는다는 작은 밭이 하나 숨어있었습니다.

 

 

 그 분의 블로그에서 사연을 한번 들은 적이 있는 고구마밭입니다. 한 삼백평은 되어 보이는데 토담으로 곱게 둘러쌓인 기품있는 밭이었습니다. 그리 오래살지는 않았지만 살다가 살다가 이런 양반 밭은 처음 만나봅니다.

 

 

 밭 옆에는 멋진 휴식처가 숨어 있었습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자 다시 또다른 문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경산정사라....

 

 

속으로 들어서자 선비냄새가 확 풍겨났습니다.

 

 

 경산정사 뒤로 돌아 언덕으로 올라가는 쪽문을 지납니다. 

 

 

 뒤에 보이는 언덕은 둑이었습니다. 산골짜기 저 안쪽으로 거대한 호수가 들어차 있었습니다. 경치하나는 기가 막힙니다.

 

 

임하댐으로 인해 만들어진 호수였던 것이죠.

 

 

둑에 서서보면 댐 아래쪽의 반변천이 보입니다. 집이 들어선 곳은 기막힌 명당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디쯤이라고 굳이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여름 한철에 와서 쉬어가기에는 그저그만인 것 같습니다.

 

 

시간에 쫒기고 있었으므로 찬찬히 자세하게 살피지는 못했습니다만 기가 막힌 곳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명문거족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 부근에는 이름난 명가들의 종택이 제법 많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송석재사(松石齋舍)를 가봅니다. 임진왜란 당시에 활약하셨던 의병장 김철 어른을 기리기 위해 조선 중기에 건립된 건물이었다고 합니다. 원래는 임하면 사의리에 있었는데 임하댐이 완공되면서 수몰위기에 처하자 현재의 위치로 옮겨왔다고 하는군요. 

 

 

 재사 안으로 들어가봅니다. 마당에는 고아한 분위기가 묻어납니다. 말끔하게 잡초라도 제거하면 제법 단아하게 보이지 싶습니다.

 

 

세밀하게 관리하기에 힘이 부치는 듯 합니다.

 

 

 저번에 관리하시던 분이 떠나신듯 합니다. 후손이 부근에 사시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은근히 제가 왜 탐을 내는지 모르겠습니다. 능력도 처지도 안되면서 말이죠. 올 가을이나 내년 여름에는 한 일주일쯤 머물면서 책이나 실컷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양반 블로거님 덕분에 멋진 구경을 했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