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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이제 곧 변하고 나면....

by 깜쌤 2009. 10. 29.

 

이제 여기도 곧 변하지 싶습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열명도 남지 않은 작은 학교로 남아있지만 말이죠.

 

 

 학교 바로 뒤로 경주고속철도역이 다 만들어져 가고 있습니다.

기차역이 완공되고 나면 어떤 식으로 변화가 될지 그게 궁금합니다.

 

 

 학교 운동장 한구석에는 콩밭까지 자리잡았지만

신도시가 만들어지고 거주인구가 늘어나면 이 자리에 교실건물이 들어설지도 모릅니다.

 

 

 운동장 한구석에 터잡고 있으면서 교정을 거쳐간 숱한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묵묵히 어려운 시절을 견뎌왔던 교정의 나무들도 그냥 남게될지 정말 의심스럽습니다.

 

 

 플라타나스 나뭇잎에는 가을이 잔뜩 묻었지만 이 나무의 운명도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씨름장에는 풀이 들어와서 자기 자리인양 차지하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이 없으니 잡초들이 살판난듯이 설쳐댑니다.

 

 

 여기까지 온 김에 교무실에 들어가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아는 분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반갑게 맞이해주신 선생님께서는 커피를 뽑아 주셨습니다.

 

 

 고즈녁한 학교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에 피로가 싹 가십니다.

 

 

 선생님들의 업무를 방해한다 싶어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슬금슬금 골짜기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갔습니다.

돌아다보았더니 학교와 새 기차역 건물이 저 아래에 보입니다.

 

 

 은근히 올겨울과 내년 봄이 걱정됩니다. 저수지마다 물이 너무 적게 가두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대형산불이라도 나면 불을 끌 물조차 없을 것 같습니다.

 

  

 나는 그렇게 그렇게 고개를 넘어 다른 골짜기로 넘어갔습니다.

가을 햇살이 따가운 날이었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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